한국 축구대표팀이 후반 막판에 터진 연속골에 힘입어 아랍에미리트(UAE)를 2대0으로 제압하고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 진출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한국은 11일 밤 두바이의 알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4차전에서 후반 43분 이근호의 결승골과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박주영의 쐐기골로 UAE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중동 원정 2연전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3승1무(승점 10점)를 기록, 조 1위 자리를 굳게 지키며 남은 두 경기에서 승점 2점만 확보하면 최소 조 2위를 확보, 자력으로 월드컵 최종 예선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이날 밋밋하고 맥 빠진 공격과 UAE의 강한 압박으로 전반 내내 답답하고 지루한 경기를 이어갔다. 패스 연결이 매끄럽게 이뤄지지 못하고 선수들 간의 협력 플레이도 이뤄지지 않아 경기 시작 후 10분 동안 제대로 된 슈팅 한 번 날려보지 못했고, 전반 45분간 골문 안으로 향하는 슈팅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한국은 후반 들면서 몸이 무거웠던 지동원 대신 손흥민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고, 손흥민은 들어가자마자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팀 분위기를 180도 바꿔놓았다.
그리고 마침내 후반 43분 기다리던 골이 터졌다. 이승기의 침투 패스에 이은 이용래의 낮은 크로스가 이근호의 오른발에 연결되면서 굳게 닫혀 있던 UAE의 골문이 활짝 열렸다. 대구FC 출신의 이근호는 후반 34분 서정진을 대신해 교체 투입된 지 9분 만에 결승골을 뽑아내며 한국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후반 추가시간이 끝날 무렵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좁혀 들어가며 찬 공이 상대 수비수 2명 사이에 있던 박주영에게 연결됐고, 박주영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넘어지면서 오른발로 다시 한 번 UAE의 골문을 가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박주영은 이날 골로 4경기 연속골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박주영은 9월 2일 레바논과의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쿠웨이트와의 2차전, 지난달 11일 UAE와의 3차전 및 이날 4차전에서 연속 골을 터트리는 등 3차 예선 4경기에서 모두 득점(6득점)을 기록하며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했다. 지난달 7일 A매치로 인정받지 못했던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넣은 2골까지 포함하면 5경기에서 8골이다.
이근호도 A매치 10골 중 7골을 중동팀과의 경기에서 기록하며 중동팀 킬러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이날 승리한 한국은 12일 레바논의 베이루트로 이동해 15일 오후 8시 30분 레바논과 월드컵 3차 예선 5차전을 치른다.
한편 12일 새벽에 끝난 레바논과 쿠웨이트 경기에서는 레바논이 1대0으로 이겨 조 2위에 올랐고, 북한은 11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3차 예선 C조 4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0대1로 져 1승3패를 기록, 최종 예선 진출에 실패했다. C조에서는 이날 타지키스탄을 4대0으로 이긴 일본과 우즈베키스탄이 나란히 3승1무로 최종 예선 진출권을 확보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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