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APEC '녹색산업 관세인하로 무역촉진' 합의

APEC '녹색산업 관세인하로 무역촉진' 합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들이 글로벌 경기후퇴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녹색산업 분야 관세 인하 등 무역 자유화 조치에 합의했다.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지도자들은 13일(현지시간)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추가 무역 자유화 조치가 필수적이라는 데 뜻을 같이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호놀룰루 선언문'을 채택했다.

정상들은 공동선언문에서 세계적으로 성장과 고용이 둔화하고 유럽 재정위기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고 성장과 고용을 끌어내기 위해 보호무역을 배격하고 저탄소 경제로 전환에 속도를 내기로 약속했다.

구체적으로는 태양광 패널, 수력·풍력발전 터빈 등 친환경 제품과 서비스 분야에 대해 비관세 장벽인 부품 국내 조달 규정을 2012년까지 철폐하고 관세를 2015년까지 5% 이하로 제한하는 데 합의했다.

각국은 또 생산 대비 에너지 효율을 나타내는 에너지 원단위(Energy Intensity)를 2035년까지 45% 감축하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함께 정부 조달에 참여하는 업체에 대해 기술이나 지적재산 이전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유지·신설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다.

정상들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대두된 가운데 우리는 지역·세계경제의 강력하고 지속적이며 균형잡힌 성장을 지지한다"고 결의했다.

APEC 정상들은 전날 국가별 회동을 가진 데 이어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유럽 재정위기 확산 차단과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무역 자유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각국은 미국의 강력한 요구를 수용해 녹색산업 분야 무역장벽 철폐를 선언문에 담는 대신에 중국의 입장을 반영해 관세 인하는 '각국의 상황을 고려한다'는 문구를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관세 인하 범위와 구속력 정도는 향후 협상에 맡겨졌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또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확대 논의에도 탄력이 붙었다.

미국 등 기존 참가국 9개국이 전날 TPP의 큰 틀에 합의한 데 이어 캐나다와 멕시코가 이날 협상 참여 의사를 밝혔다.

개막에 앞서 일본도 TPP 협상 참여를 선언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 회복에 총력을 쏟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와 관련 "우리는 단절 없는 완전한 지역 경제공동체라는 궁극적 목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밝히고, 아태지역이 미국의 번영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미국에 최우선 순위로 간주된다고 강조했다.

세계 2강 미국과 중국은 회의 기간 내내 구체적인 무역과 환율 정책을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을 겨냥해 "아시아·태평양 각국이 불균형을 해소하고, 균형잡히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무역 적자와 실업은 위안화 환율 탓이 아니다"며 "위안을 큰 폭으로 평가 절상해도 미국이 직면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반관영통신 중국신문사 인터넷판이 전했다.

백악관 고위 관리에 따르면 오바마는 전날 두 정상이 따로 만난 자리에서 환율과 무역적자 문제를 직설적으로 제기했다.

익명의 미 관리는 양국 정상이 이날 한 차례 더 비공식 만남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