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업계에 대형 지각변동이 예고되면서 인력 누수 막기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21일 현대차그룹이 녹십자생명을 인수했다고 밝힌 데 이어 농협도 생명보험업 분사를 내년 초 예고하고 있어 대규모 인력 유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인력 누수 현상이 가시화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물밑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연봉이 업계에 비해 높은 곳은 여유 있는 표정을 짓고 있지만 중하위권 회사들은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녹십자생명을 인수한 현대차그룹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실사를 시작했다. 2003년 대신생명을 인수해 설립된 녹십자그룹의 녹십자생명은 총자산 3조원으로 국내 23개 생명보험사 중 자산기준 17위 수준. 시장점유율도 1% 안팎이지만 현대차그룹이 녹십자생명을 인수하면서 입지가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그룹 직원만 15만 명이 넘는데다 특유의 사풍으로 시장을 비집고 들어온다면 단숨에 상위권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 여기에 계열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 등 금융 계열사의 시너지 효과는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의 빅3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내년 3월 분사를 앞두고 있는 NH보험도 상당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 NH생명은 규모면에서 업계 4위 수준. 농협의 장점인 저인망식 네트워크가 발휘된다면 상위권 생보사들의 아성을 위협할 만하다는 게 업계의 한목소리다.
이 때문에 능력 있는 경력직 직원들을 스카우트하려는 움직임이 물밑 작업으로 진행되면서 중하위권 생보사들의 인력 유출 막기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하위권의 한 생보사 관계자는 "알음알음으로 이직을 떠보는 경우가 최근 들어 적잖은 것으로 안다"며 "이직을 억지로 막을 수는 없지만 거대 조직의 탄생이 달갑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생보사들은 기존 생보사가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수준의 연봉을 신생사가 제시하지 못할 것이라며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상위권의 한 생보사 관계자는 "신생업체의 경우 실적이 좋은 고연봉 직원들을 스카우트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며 "그러나 고연봉 직원들이 받는 금액을 제시할 만큼 과도한 인력 인수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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