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3차순환선 미개통 구간 市-미군 우회개통으로 합의

헬기장 시설물 옮기고 전체 활주로 반환 포기

대구 남구 미군 기지 내 활주로 반환 문제 때문에 교착상태에 빠져 있었던 3차 순환도로의 완전 개통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 중동교~영대네거리 남쪽 구간 3차 순환로 미개통 구간이 뚫리면 이 일대 교통 정체 해소에 큰 도움이 되는 등 대구의 오랜 숙원이 해소될 전망이다.

대구시와 국방부는 대구시 남구'캠프워커의 H-805 헬기장 부지(2만9천302㎡)의 시설물을 A-3 비행장 서편 활주로로 옮기고, 대신 3차 순환선의 서편 활주로 경유 노선을 활주로 북쪽 옆으로 수정해 도로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로써 3차 순환로 개통의 장애요인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최근 H-805 헬기장 부지에 있는 시설물을 서편 활주로로 옮기는 것과 관련해 미군 측과 잠정 합의를 했다"며 "이는 9년 동안 끌어왔던 동편 활주로와 헬기장 반환을 더 이상 늦출 수 없고 3차 순환도로 개통도 무작정 기다릴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도"대구시가 서편 활주로 반환을 포기하고 우선 동편 활주로와 헬기장을 반환받는 것으로 미군 측과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또 3차 순환도로 건설도 우회도로 개설로 돌파구를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구시와 미군 간의 A-3비행장 완전 반환 협상(동편 활주로만 반환)이 계속 평행선을 그으면서 3차 순환도로 완전 개통도 안갯속을 걸었다.

2002년 3월 미군 측은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 협정에 따라 H-805 헬기장 부지(2만9천302㎡)와 A-3 비행장 동편 활주로 및 주변 부지(각 3만357㎡, 1만6천859㎡)를 반환하기로 대구시와 합의했지만 3차 순환도로 계획부지인 서편 활주로 반환의 경우 '불가'로 못박았기 때문.

이에 따라 대구시는 서편 활주로를 반환받는 대신 3차 순환도로를 일직선이 아닌 조금'꺾인'형태로 건설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시는 최근 서편 활주로 북편 민간 주택지를 매입해 3차 순환도로로 닦는 계획을 확정했다.

시의 이 같은 결정에는 서편 활주로 매입이 사실상 힘들 것이란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했다.

미군 측이 서편 활주로상에 있는 저유시설, 장병 숙소, 커미셔리(대형마트) 등을 옮기는 비용으로 약 500억 원을 요구한 데다, 시설물이 옮겨갈 대체부지를 매입하는 데에도 500억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구시의 열악한 재정으로는 부지 매입이 사실상 힘들며, 서편 활주로 위쪽 민간 주택지를 사들일 경우 시설물 이전비 약 500억 원을 아낄 수 있다는 복안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부지 매입과 관련해 미군 측의 양보가 없고 돌파구를 찾지 못해 답답했다"며 "주민들과 남구청 간 협의를 거쳐 약간 변형된 형태의 3차 순환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 관계자들은 21일 대구시를 찾아 서편 활주로 협상에 관한 추진 상황을 보고받고 향후 대책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모임은 국방부가 그간 지지부진하던 서편 활주로 부지 반환 협상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17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소속 배영식 국회의원이 김관진 국방부장관에게 건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백경열기자 bk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