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포항지역 유흥업소 여종업원 8명이 잇달아 자살한 사건과 관련, 여성단체는 이들의 극단적인 선택에는 업주들의 고질적인 착취와 접대문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여종업원 자살사건 이후 업주와 성매수 남성 등 수십 명을 입건했지만 관련 의혹은 더해졌고 결국 업주들과의 유착관계가 드러난 일부 경찰관들이 해임되는 등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왔다.
포항여성회는 30일 포항시청에서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벌인 포항지역 유흥업소 여성인권 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대부분의 업소 여성들이 일상적인 착취구조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포항여성회 조사 결과 상당수의 업주들은 여종업원들에게 선불금을 제공한 뒤 고리의 이자를 착복했고 외상 술값을 대납시키거나 대기실 청소비와 화장품비 명목으로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가로챘다. 업주들은 2차 성매매를 강요하고 비용의 10%는 세금 명목으로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업주는 세금 탈루를 위해 술값을 옷이나 화장품가게에서 대신 결제한 뒤 여성들에게 현금을 주는 대신 물품을 사도록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포항여성회는 포항시와 경찰 등 관련 기관이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성매매 방지 중'단기 종합대책'을 수립해 효과적인 단속과 처벌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항여성회 관계자는 "일상적으로 구조화된 유흥업소 여성들에 대한 착취로 여성들은 옷값과 화장품비, 방값 등을 제하고 나면 남는 돈은 거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업주들은 카드깡을 통한 세금 탈루를 위해 현금 대신 물품을 사도록 유도해 여종업원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더 커졌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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