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장의 계절] 별미 김치열전

호박홍시·시금치숙장…올해는 색다른 맛 도전

# 영양까지 두배…온식구가 깜짝 놀랄 겁니다

김장철이 돌아왔다. 가족의 입맛을 돋워줄 맛있는 김장김치를 만들어 보자. 주부 박옥순(45·대구시 수성구 신매동) 씨는 "매년 김장김치는 그 맛이 그 맛"이라는 가족의 불만이 있어 색다른 맛을 내보기로 했다. 참자연음식연구소 신아가 원장의 도움으로 호박홍시배추김치, 시금치숙장김치, 무비늘김치 등 별미 김장김치에 도전해봤다.

◆호박홍시배추김치

호박에는 비타민의 공급원인 베타카로틴이 많이 함유돼 있어 영양적 가치가 높고 섬유소와 당분도 많아 김치 숙성 미생물의 좋은 영양원이 된다. 찹쌀풀만 넣은 것보다 시원하고 감칠맛을 낼 수 있다. 또한 홍시는 당도가 높으며 비타민A와 C가 많고 단맛을 낼 수 있다.

▷재료:배추 12포기(포기당 2.8~3㎏), 무 2개, 갓 1/2단, 쪽파 세 줌, 고춧가루 3근, 마늘 1㎏, 생강200g, 통깨, 혼합 젓갈 약 9컵, 호박 찹쌀풀 10컵(늙은호박 1㎏, 혹은 단호박 2개), 청각 맛국물 10컵, 감자 1개, 홍시 6개, 생굴 1㎏, 절임물:소금 10컵(1.4㎏), 물 20ℓ, 웃소금 2컵.

▷양념 만들기

1.청각은 물에 잠시 불려 깨끗이 씻은 후 넉넉한 물에 2시간 정도 담가 두었다가 멸치, 다시마, 북어 등을 넣어 함께 육수를 우려낸다. 육수는 80℃ 전후에서 장시간 우려내야 잡맛이 없고 구수하며 깔끔하다. 2.늙은 호박 혹은 단호박 삶은 물에 찹쌀을 풀어 호박죽을 끓인다. 3.청각 맛국물이 식으면 고춧가루(1포기에 4국자, 2컵)에 설탕(1포기에 1큰술)을 넣어 불리고 생강, 마늘, 통깨, 젓갈, 호박찹쌀풀, 홍시 등을 넣는다. 4.양념에 젓갈을 넣어 약간 싱겁게 간을 맞추고 나머지는 소금 간을 한다. 젓갈은 두세 가지를 혼합해 쓰는 것이 맛있다. 5.무는 0.5×4㎝로 채썰고 갓, 쪽파, 부추 등을 4㎝ 정도 크기로 잘라 넣어 비벼 양념을 만들어 준다. 양념의 일부를 덜어 손질된 굴을 넣어준다.

▷배추 절이기

1.배추는 2쪽 혹은 4쪽으로 잘라 소금물에 담그고 웃소금을 사이사이에 뿌린 뒤 뜨지 않도록 무거운 것으로 눌러 10시간 정도 절인다. 2.두 번 헹군 후 30~40분 정도 물을 뺀다. 특히 배추를 건져 씻은 후 2시간 내에 양념에 버무리는 것이 좋고 시간이 길어지면 배추의 물기가 너무 빠져 질겨지거나 뻣뻣하게 돼 군내가 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3.양념을 버무려 준다. 굴은 임시로 먹는 김치(약 3포기)에만 넣고 저장 김치에는 넣지 않아야 싱싱하고 시원한 맛을 낼 수 있다.

◆시금치 숙(熟)장(醬)김치

시금치를 살짝 익혀 간장으로 절임한 것으로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즉석 장아찌 개념이기도 하며 절여서 1주일 내에 먹어야 좋다.

▷재료=시금치 2단, 채수 250g, 진간장 120g, 국간장 40g, 물엿 70g, 설탕 20g, 맛술 20g, 홍고추 2개, 통깨 1큰술

▷채수 내기=다시마, 고추씨, 통후추, 사과, 생강, 마늘, 감초 등으로 채수를 우려낸다.

▷만드는 법=1.진간장, 국간장을 끓여 따뜻할 때 물엿을 넣어 녹이고 설탕을 넣어준다. 2.시금치는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빨리 데쳐 식히면서 물기를 뺀다. 3.통에 담으면서 홍고추채, 통깨를 뿌리고 양념장을 시금치에 골고루 부어준다.

◆무비늘김치

무 사이에 채를 썰어 넣어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재료=작고 길쭉한 무 5개, 생고구마 2개, 무채 1㎏, 미나리 한 줌, 쪽파 한 줌, 부추 한 줌, 깐마늘 한 줌(100g), 생강 1/2톨(25g)

▷만드는 법=1.고구마는 채썰어 전분을 뺀다. 2.무는 반으로 쪼개 생선비늘 모양으로 비스듬히 칼집을 넣어 소금을 뿌리거나 소금물(10%)에 절인다. 3.무와 기타 채소는 혼합해 소금으로 간을 맞춰 국물을 만들어 둔다. 4.비늘 모양의 절여진 무 사이에 혼합한 채 재료를 넣고 통에 담아 하루 정도 지나면 소금물을 자작하게 부어 무가 잠기도록 한다.

◆약선 백김치

국물맛이 시원한 것이 특징이며 감초'구기자'맥문동 등 체질에 맞는 약재를 넣어 건강에도 좋다.

▷재료=배추 10포기, 무 4개, 미나리 1단, 갓 1/2단, 쪽파 1단, 마늘 10통, 생강 2톨, 배 3개, 밤 30개, 석이버섯 30g, 실고추(홍고추) 8개

▷약선육수=물 11㎏, 구기자 1컵, 산사 1/2컵, 모과 1/4컵, 맥문동 2컵, 대추 1컵, 감초 1/3컵을 냉수에 20분 불려 약한 불에서 30분 정도 달여 국물만 준비한다.

▷만드는 법=1.배추 절이기 2.김치소 준비. 무, 대파 굵은 부분, 석이버섯, 밤, 대추 등은 채 썰고 미나리, 갓은 잘라 준비한다. 여기에 실고추를 넣어 버무려 붉은 물이 들도록 하고 소금간을 하여 둔다. 3.삼삼하게 소금물을 만들어 끓여 식혀 준비하든지 생수에 간을 한다. 배를 갈아 고운 체에 밭쳐 국물만 넣어 준다. 4.절인 배추를 씻어 소를 켜켜로 넣어 준 후 잎을 오므려 항아리에 담아 하루 정도 둔다. 5.약선육수 10㎏에 소금 1컵으로 간을 해 2, 3일 정도 맛이 밴 백김치 가장자리에 부어준다.

◆동치미

동치미는 김치에서 천연사이다처럼 톡 쏘는 맛과 향이 나도록 숙성시키는 게 좋다. 동치미는 소화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숙취 해소에 좋다.

▷재료=동치미 무 20개 혹은 알타리무 10단, 굵은 소금 5컵, 삭힌 풋고추 20개, 갓, 실파 두 줌, 마늘 3~4통, 생강 2톨.

▷만드는 법=1.10ℓ물에 소금 2컵을 짭짤하게 태워 가라앉혀 둔다. 2.동치미 무 혹은 알타리무는 잔털을 제거해 껍질째 깨끗이 씻어 소금물(소금 3컵'물 6천㏄)에 절이거나 굵은 소금 3컵에 굴려 둔다. 3.무가 어느 정도 절여지면 갓과 실파도 함께 절인다. 실파와 갓은 2, 3번 헹궈 미끈한 진을 씻어 낸 다음 똬리를 틀어둔다. 4.절여진 무와 갓, 실파, 삭힌 고추를 켜켜로 담고 배 반쪽과 생강편, 마늘편, 고추씨, 생감자를 보자기에 넣어 한쪽에 넣어 준다. 5.위에 무거운 돌로 눌러 밭쳐진 소금물을 살짝 부어 준다. 6.1~2주 후 간이 배면 물을 조절하고 배와 마늘, 생강은 적당한 시기에 건져낸다.

동치미 무는 껍질을 깎지 않으며 상처를 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담글 때 공기 중에 노출되지 않아야 조직을 무르게 하는 미생물이 자라지 않는다. 담글 때 소금물은 2.5%의 물로 짭짤하게 담그며, 숙성이 되어 먹을 때는 생수를 혼합해 식성에 따라 염도를 맞춰 먹으면 좋다.

◆신아가 원장의 조언

#"배추는 탄력있는 것, 무는 푸르고 무거운 놈으로"

"김장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비결은 화려한 빛깔의 양념보다 신선한 재료 선택과 정성이 중요합니다."

김치, 된장 등 발효음식 연구 20년 경력의 신아가(45·참자연음식연구소 원장'사진) 박사는 좋은 김장 재료를 골라 기본 맛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 원장은 "배추는 잎이 싱싱하며 푸른 빛이 진하게 나야 속이 노랗고 영양가도 풍부하다. 무게는 3㎏ 내외의 것으로 손으로 눌러보아 단단하면서 속이 약간 탄력 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무는 청이 싱싱하고 푸른 빛이 나며 무거운 것이 좋으며 젓갈의 경우 각 재료의 특성에 맞게 숙성이 잘된 것을 고르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TIP:양념 줄이고 소금·새우젓 간 시원깔끔

저장 김치의 경우 소로 무채만 넣고 소금이나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며 젓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양념도 2분의 1로 줄이고 생강, 마늘도 많이 넣지 않아야 배추가 싱싱하며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

양념에 생감자를 갈아 넣고 고추씨와 계란껍질을 주머니에 넣어 김치통에 넣어 주면 좋다. 생감자 전분은 김치의 시어짐을 늦춰 주고 계란껍질의 무기질 및 키토산은 배추 조직을 단단하게 해준다. 남은 양념은 소금물로 희석해 가장자리에 자작하게 뿌려주면 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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