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 노트] 안전 原電 하자는 언론에 엄포

울진원전이 발전소 안전 운영과 관련한 문제가 생기자 언론을 탓하고 있다.

울진원전 한 고위간부는 2일 4호기 증기발생기 세관(가는 관) 손상으로 인한 안전성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는 보도(본지 1일자 1면 보도)와 관련, 언론에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이 간부는 "증기발생기 손상 문제를 일본 후쿠시마 사태까지 연결하는 것은 언론의 상상이다. 우리는 일본 같은 사태가 일어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증기발생기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 비판을 한다면 울진에서 원전사업을 그만두는 것이 낫다"고 날을 세웠다.

증기발생기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는데, 언론이 나쁜 것만 부각시켜 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그의 말대로 지금 별 문제없는 울진원전을 언론이 어둡게 부각시키고 있는 것일까.

증기발생기 손상에 따른 위험성은 한국수력원자력뿐만 아니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환경연합 등에서도 인정한 부분이다. 위험하지 않다면 교체할 이유도 없고, 울진원전이 스스로 나서 내부 통신망을 통해 직원들에게 교체의 필요성을 알릴 필요도 없다.

울진원전은 증기발생기 2호기를 교체할 때도 직원들에게 "노후에 따른 세관 손상으로 방사성물질 외부 노출, 비상시 노심 냉각 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2호기에서 나온 폐증기발생기를 보관할 저장고 문제가 고민스럽고, 앞으로 교체해야 할 4호기 폐증기발생기 보관을 위한 저장고도 머리 아프다"고 하소연했다.

이걸 보면서 어떻게 울진원전 증기발생기 교체를 긍정적으로 보란 얘기인가.

증기발생기 세관 손상에 대해 정확한 원인도 모르는데 그저 교체만 하면 된다는 발상, 또 교체 이후 또 다른 임시저장고를 지어야 하는데 군이 허락해주지 않는다면 밀어붙이겠다는 주장, 2호기 폐증기발생기 임시저장고 사용 승인을 둘러싼 끊임없는 싸움.

울진원전은 근본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이를 보도하는 언론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원전은 언론이 낙관론을 보도하면 '원인도 대책도 없는' 증기발생기의 전반적인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는가 보다.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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