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수요는 증가하는데 입주 물량은 없으니 당연히 전세가격이 오르죠. 이대로라면 내년 전세시장도 올해와 같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입니다."
12일 찾은 대구 달서구 진천동의 부동산 중개업소. 이곳 공인중개사는 '전세'란 말을 꺼내자마자 '없어요 없어'라며 손부터 내저었다. 그는 "요즘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힘들다. 한 달에 전세 물건 하나만 잡아도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겨울학군 수요가 몰리는 수성구는 전세 물량이 아예 사라졌다. 수성구 만촌동 권오인 권오인공인중개사 대표는 "2008년 이후 신규아파트 공급이 예년의 3분의 1수준을 밑돌았고 1, 2인 주택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전세 물량이 아예 없다"며 "내년까지 전세난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라진 전세
겨울철 전세시장이 공급 감소로 얼어붙고 있다.
가을철 결혼시즌을 거치면서 전세난이 가중됐고 연말 입주물량이 대폭 감소한 데다 내년 입주물량도 10년 만에 가장 적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달서구의 경우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올 들어 전세가가 2천만원 이상 올랐고 수성구 역시 3천만원가량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구 전체가 전세 몸살을 앓고 있다"며 "요즘엔 웃돈을 주고도 전세를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내년 대구 지역 신규 입주 아파트 단지는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2012년 입주 예정 단지는 8곳, 4천94가구며 공공임대도 2개 단지 396가구에 그치고 있다.
대구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은 지난 2005년 1만2천여 가구,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1만9천 가구, 2008년에는 3만 가구를 넘어섰다. 하지만 2009년은 1만5천 가구, 2010년은 1만2천 가구, 올해는 5천여 가구 수준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난이 가속화되면서 전세 신풍속도도 생겨나고 있다.
웃돈을 주고 채가는 얌체 계약자가 있는가 하면 반전세는 기본인 데다 외곽으로 외곽으로 보금자리를 옮기는 젊은층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심지어 조급해진 봄철 전세 수요자들이 미리 계약금을 맡겨놓고 집을 보기도 전에 잡는 '묻지마 계약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 물건이 시장이 나오면 한두 시간 안에 전화가 10통 이상씩 온다"며 "요즘에는 전세를 구하는 세입자가 집을 보는 사이에 다른 손님이 해당 물건을 계약하는 경우도 많아 먼저 계약서를 써놓고 손님에게 집 보러 오라고 연락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세대란 더욱 가속화
대구경북 주택전세가격종합지수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지난 6월 100을 넘어선 이후 지난달 105.1까지 지속적으로 올랐다. 특히 1인 가구의 가파른 증가세는 중'소형주택 시대를 더욱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의 가구 수는 86만8천 가구이며, 이 가운데 1인 가구 비율은 22%에 이른다. 이는 2005년에 비해선 가구 수는 5만4천 가구, 1인 가구 비율은 3.8%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경북도도 가구 수는 99만7천 가구이며, 1인가구 비율은 28.4%이다. 2005년보다 가구 수는 5만8천 가구, 1인 가구 비율은 4.5%p 증가했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지사장은 "대구 전체 인구는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1, 2인 가구 증가로 전체 가구 수는 계속 늘고 있다"며 "분양 물량 감소에다 전체 가구 수 증가에 따른 입주 물량 부족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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