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장 "수사체계 가지치기 대신 근본 바꿔야"
박종준 경찰청 차장이 21일 경찰 생활 30년을 마무리하면서 "낡은 수사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형사법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차장은 이날 경찰청 대강당에서 경찰 지휘부와 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임식에서 "전근대적 수사 체계의 낡은 틀을 가지치기로 대응하려다 보니 일이 너무 어려웠다"면서 "선진화된 형사법 체계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국무총리실이 입법예고한 수사권 조정 대통령령에 경찰의 수사 주체성을 반영하는 방안보다는 형사소송법을 재개정하는 근본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차장은 "저는 국회 문지방이 닳도록 뛰어다니는 과정에서 말할 수 없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지금 우리 앞에 제시된 대통령령은 경찰의 희망과는 거리가 멀어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조직 내에 잔류하면서 경찰청장을 노려보라는 선배들의 충고를 소개하면서도 "지금까지 계급을 더 달려고 일해본 적은 없다"면서 "최고보다 최선이 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박 차장은 "수사권 조정 문제와 직급 조정, 보수체계 개선 등 산적한 현안을 앞에 두고 훌쩍 떠나는 것 같아 경찰 동료에게 너무 송구스럽다"는 말을 남겼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경찰 내 굵직굵직한 현안을 다뤄왔던 박 차장은 경찰대 2기 수석 졸업 이후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왔다. 외유내강의 성품과 냉철한 업무 처리 능력으로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박 차장은 내년 1월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박종준이 걸어온 도전의 길, 섬김의 꿈'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으로 출판기념회를 열고 고향인 공주 지역에서 총선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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