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이모(17) 군은 지난해 12월 노스페이스 패딩점퍼를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했다. 매장에서 60만원대의 패딩점퍼가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해외 직구매 가격으로 4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었다. 게다가 현금으로 구입하면 깎아준다는 말에 할인을 받아 39만원을 현금으로 결제했다. 하지만 약속했던 배송기간인 2주가 넘도록 패딩점퍼는 도착하지 않았다.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번호로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없는 번호였다.
노스페이스 등 일부 아웃도어 브랜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패딩 점퍼가 100만원을 호가하는 등 비싼 가격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점퍼 가격으로 계급을 매기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비싼 점퍼를 빼앗은 학생들이 무더기로 검거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노스페이스가 외국보다 2배 가까이 비싸다는 결과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해외 직구매를 시도하다 피해를 입은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
◆국내외 2배 가까이 차이 나는 노스페이스?
서울YMCA는 7일 노스페이스, 아크테릭스, 마무트, 몽벨, 콜럼비아 등 5개사가 판매하는 기능성 아웃도어 제품 23종을 놓고 외국 현지 공식 쇼핑몰과 국내 공식 쇼핑몰상의 가격을 비교해 발표했다.
그 결과 노스페이스, 컬럼비아 스포츠웨어 등 유명 브랜드의 아웃도어 제품가격이 외국보다 평균 56%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고어텍스를 사용한 의류 5종은 국내 판매가가 외국보다 최저 42.9%에서 최고 89.3%까지, 평균 60.6%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고어텍스 신발 3종은 국내 가격이 외국보다 최고 96.8%, 평균 88.3% 높아 가격 차가 가장 심했고, 고어텍스와 비슷한 기능성 소재를 쓴 의류 2종은 국내가가 평균 30.7% 비쌌다.
노스페이스의 경우 최저 0.2%에서 최고 91.3%까지 국내외 쇼핑몰 가격에 차이가 났다. 국내외에서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는 제품부터 국내에서 거의 2배 가까이 비싸게 판매되는 제품까지 가격 편차가 매우 크다는 것. 노스페이스 한 제품의 가격은 해외 16만7천800원에 판매되고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32만원이었다.
서울YMCA는 "고기능성을 표방하는 아웃도어 용품의 국내 판매가는 기능에 대한 논란과 상관없이 외국 판매가보다 너무 비싸게 책정됐다"며 "품질에 걸맞은 합리적인 가격이 책정돼야 하며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스페이스 측은 "서울YMCA 측이 근거로 삼은 미국 홈페이지 가격은 주(州)별로 매기는 세금을 포함하지 않았다. 실제 현지 판매가는 그보다 비싸다. 또 YMCA에서 비교한 제품 중 1종은 다른 제품"이라고 반박했다.
◆노스페이스 패딩점퍼 판매 사기 주의
최근에는 국내와 해외 간의 가격 차를 이용한 인터넷 쇼핑몰 사기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인터넷쇼핑몰에서 의류나 운동화를 구입하고 물건을 받지 못했다는 소비자피해가 시 전자상거래센터에 410건 접수됐다.
접수된 피해품목은 신발이 364건(88.8%), 의류가 46건(11.2%)이다. 피해품목 대부분은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노스페이스 패딩점퍼와 나이키 운동화다.
사기 피해가 접수된 인터넷쇼핑몰은 노스페이스다운몰(4건), 맥슈즈(220건), 토토슈즈(173건), NA쇼핑(13건) 등 4곳이다. 이들은 통신판매신고번호, 사업자등록번호, 사업장소재지 등을 허위로 사이트상에 기재하고 쇼핑몰을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신발, 의류 등 유명스포츠 상품을 판매하는 멀티숍 형태로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국외배송을 이유로 배송 기간을 연장한 후 잠적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품절 등으로 사기 어려운 제품 등을 시중보다 할인된 가격에 올려 소비자를 유인하기도 했다.
피해금액은 5만~10만원이 180건(43.9%)으로 가장 많았다. 10만~20만원 163건(39.8%), 20만원 이상 36건(8.8%), 5만원 미만 31건(7.6%) 순이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233건(56.8%), 10대 72건(17.6%), 30대 59건(17.4%), 40대 39건(9.5%) 순으로 10, 20대 젊은 층에 피해가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노스페이스 패딩 등 고가의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사려는 소비자들이 인터넷 쇼핑몰을 많이 이용하다 보니 이를 이용한 사기도 늘고 있다"며 "시중에서 구매하기 어려운 상품을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판매한다는 광고는 일단 의심해야 한다. 피해를 예방하려면 현금결제는 될 수 있는 한 피하고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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