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개인 정원입니다. 가꾼다고 돈 엄청 들었습니다. 대구시장이 자꾸 시장 집무실과 제 집무실을 바꾸자고 합니다."
대구시티센터(노보텔) 6층 경북대병원 모발이식센터 김정철 교수의 방에 들어서자마자 김 교수는 인사말과 함께 이 말을 했다. 실제로 놀랐다. 6층 통유리를 통해 2'28기념 중앙공원이 마치 개인정원처럼 한눈에 펼쳐졌다. 너무 낮은 층도 너무 높은 층도 공원이 내 집 정원처럼 느껴지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실제 그럴 듯했다. 농담이 진담처럼 들려 더 큰 웃음이 터졌다.
이어 터진 또 다른 농담. "우리 모발이식센터 주제가와 건배사를 아십니까? '해운대 엘레지'와 '언제 까지나'." 이게 무슨 소리인가? "네?"하고 다시 물었다. 그러자 이내 "해운대 엘레지란 노랫말에 '언제 까지나'라는 대목을 불렀다. 그리고 건배사도 누군가 '언제'를 선창하면, 다같이 '까지나'를 외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하!' 이해가 됐다. 누구든 언젠가 머리가 까져야(대머리) 모발이식센터를 찾기 때문이었다. 재미있으면서 의미있는 주제가이자 건배사였다.
별명을 물었다. '빛 좋은 개살구'라고 했다. 또 피부색이 짙은 편이어서 '몽에몽'(버마 축구선수), '버마인'이란 별명도 갖고 있단다. 왜 '빛 좋은 개살구'냐고 되물으니, "다른 사람들은 '모발이식의 대가'로 떼돈을 벌 것으로 생각하는데 실제 내막을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없고, 가끔 농담으로 아내에게 아침에 일어나 '짐 싸라! 서울 가자!'(서울에 가서 개원하자)고 하면 지금도 '진짜냐?'며 좋아한다"고 답했다. 이어 지인들에게 이 얘기를 해줬더니 아내의 한 친구는 '우리 남편은 빛도 안 좋은 개살구'라고 해 크게 웃었다고 털어놨다.
김 교수는 노래도 곧잘 부르는 기분파 아마추어 가수다. 경북대 의대 재학시절 밴드 '메디컬 사운드'의 멤버(매니저)로 활동했다. 욕심도 많다. 기분 내키면 10곡 정도는 기본이다. 개사도 잘한다. 싸이의 '챔피언' 노래는 ♪소리 지리는 내가 김정철!♪이라고 바꿔 부른다. 요즘은 18번이 또 바뀌었다. 고난도의 곡인 김현정의 '멍'. 김 교수는 이렇게 부른다. ♪(대머리) 다 돌려놔! (원형 탈모) 다 돌려놔!♪.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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