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빅매치' 없는 대구경북, 총선 다가와도 민심은 '싸늘'

4년 전 1·2위 '복수혈전' 무산, 전 현직 의원 대결도 한 곳 없

총선이 2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구경북에서는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지역을 텃밭으로 여기는 새누리당이 '예선(공천)=본선'이란 안일한 인식 아래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커진 게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블록버스터급 '빅 매치'가 거의 실종된 지역 상황도 분위기를 식히는 데 한몫하고 있다. 수도권 3선 출신의 민주통합당 김부겸 최고위원의 대구 수성갑 도전이 그나마 전국적 관심을 끌고 있는 정도다.

여야 각 정당의 17일 현재 공천 확정 명단에 따르면 대구경북 27개 선거구 가운데 8곳에서 18대 총선 1, 2위 재대결이 무산됐다. 모두 현역 지역구 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이상득(포항 남울릉)'홍사덕(대구 서구'이상 6선), 박근혜(대구 달성)'박종근(대구 달서갑)'이해봉(대구 달서을'이상 4선), 이인기(고령성주칠곡'3선)'주성영(대구 동갑'재선)'정해걸(군위의성청송'초선) 의원이다.

이번 총선에서 이들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 재대결을 원했던 예비후보 가운데 공천을 받은 후보는 달서갑 홍지만, 고령성주칠곡 석호익(이상 새누리당) 후보와 포항남울릉 허대만(민주통합당) 후보뿐이다. 그러나 석 후보는 과거 발언이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천이 취소될 위기에 놓였다.

대구 동갑 송영우(통합진보당) 후보는 야권 단일화 경선을 통과해야 '복수혈전'이 가능하고 권용범(대구 달서을)'김동호(군위의성청송) 후보는 새누리당 공천에서 밀렸다. 18대 총선에서 옛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서구에서 2위를 차지했던 이종현 후보는 아예 출마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4년 전 1, 2위 간 재대결 가능성이 있는 곳은 몇 곳 남지 않았다. 대구 중남구에선 새누리당 배영식 의원과 무소속 이재용 후보가 함께 출사표를 던졌지만 재대결 여부는 불투명하고, 문경예천에선 이한성'김수철 후보가 당내 경선을 치러 본선 대결이 불가능하다. 대구 수성갑에서는 진보신당 이연재 후보가 또다시 나섰지만 김부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 새누리당 후보 공천 등의 변수가 남아 있다. 영양영덕울진봉화에선 강석호 의원과 무소속 김중권 후보의 재대결이 예상되지만 강 후보는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한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던 전'현직 의원의 '빅 매치'가 사실상 무산된 것도 '큰 싸움'을 바라는 관전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안동에서 권토중래를 노렸던 권오을 전 의원은 낙천 후 불출마를 선언했고, 대구 달서병과 김천에서 실지 회복을 노렸던 김석준'임인배 전 의원은 새누리당 공천 탈락 후 거취를 고심하고 있다. 군위의성청송에선 김재원 전 의원이 공천장을 받자 정해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 재대결은 없던 일이 됐다.

18대 총선에서 옛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았지만 '2인자'에 머물렀던 후보들의 총선 행보도 눈길을 끈다. 경주에 출마한 정종복 전 의원은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했으나 손동진 공천자에 대한 공천 철회 여부에 희망을 걸고 있다. 안동에서 무소속으로 나섰던 김광림 의원에게 밀려 고배를 들었던 허용범 후보는 서울 동대문갑으로 선회했고, 구미을에서 무소속 김태환 의원에게 졌던 이재순 후보는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신청했다. 대구 수성을에서 주호영 의원에 밀려 2위에 그쳤던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역시 대구를 떠나 비례대표를 노리고 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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