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글쓰기도 배우고 사람도 사귀고…수성도서관 '화요수필' 강좌

비 그치자 바람 거세게 분다. 발걸음 서둘며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시립 수성도서관 강의실로 들어섰다.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는 '화요수필'은 40여 명의 수강생으로 자리를 채웠다. 수업 주제는 '밥'.

사실 한국인의 힘을 발휘하게 하는 원천은 밥심이다. 예전에 끼니의 양을 늘리기 위해 먹었던 시래기 갱죽이 요즘은 섬유소가 풍부한 건강식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김애자 씨는 글쓰기에서 "밥은 제 몸을 부수어 제물로 바치며 어머니의 진한 모성이 담겨 있다"고 묘사했다.

밥하는 주부는 가정을 살린다. 예전에는 배고픔이 가장 큰 설움이라고 했다. 그러나 요즘 젊은이들은 밥 없으면 라면 끓여 먹으면 된다고 하니 가난했던 부모세대를 어찌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갑자기 전화벨소리가 들린다. 진지하던 수업시간이 잠시 수선스럽다. 당사자는 배짱 좋게 전화를 받으시고 덕분에 강의실에 웃음꽃이 핀다.

글쓰기 자체도 큰 의미가 있지만 일 주일에 한 번씩 사람과 사람사이의 교류의 장이 열린다는 데 더 큰 의의가 있는 것 같다.

장호병(59'대구교대강사) 지도교수는 "말속에 진실을 담지 않으면 그만큼 언어가 위험해지며 좋은 글 한 편 쓰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독서는 완성된 사람을 만들고, 담론은 기지 있는 사람을 만들고, 작문은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는 베이컨의 말을 상기해 본다. 닉네임이 도라지인 선생이 건네주는 동백꽃 한 송이가 참으로 붉다.

글'사진 노정희 시민기자 -roh-@hanmail.net

멘토:한상갑기자 arira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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