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을 이장 혼자서 관리…간이상수도 "먹기 겁나요"

도내 4천곳 관리 허술…포항·영주만 전문업체 위탁

경북 의성의 한 배수지는 철조망 출입구와 물탱크에 잠금장치가 없어 외부인들의 출입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다.
경북 의성의 한 배수지는 철조망 출입구와 물탱크에 잠금장치가 없어 외부인들의 출입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다.

지난달 발생한 충남 홍성지역의 간이상수도 독극물 파문이 숙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북지역 간이상수도 역시 안전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내에는 4천여 개에 달하는 간이상수도가 설치돼 있지만 관리가 허술해 유사 범행을 막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북지역 간이상수도는 의성군 321곳, 군위군 106곳 등 4천151곳(2010년 기준)에 이르지만, 전문업체에서 위탁 운영하는 곳은 포항과 영주 두 지역뿐이다. 반면, 타 지역 간이상수도는 마을 이장이나 새마을지도자 등이 맡아 관리'운영하고 있다. 시군마다 몇 명에 불과한 상수도 전담 공무원들이나 읍면 공무원들이 수백 개에 달하는 간이상수도를 관리하기에는 인력이 태부족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장이나 새마을지도자 등도 인건비 없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상태여서 간이상수도 관리 등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로부터 상수도 요금을 받아 관리자의 인건비를 충당하고 있지만 보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경북 의성지역의 한 마을 이장인 정모(52 )씨는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상태에서 간이상수도까지 관리하기에는 벅차다"며 "그렇다고 주민들에게 상수도 요금을 징수해 전담 관리인을 고용하기도 어려워 관리에 소홀한 게 사실이다"고 했다.

더구나 경북 지역 상당수 간이상수도의 출입구와 물탱크에 잠금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아 외부인들의 출입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는 실정이다.

경북도와 각 시군에서도 간이상수도 관리 운영에 철저를 기하라고 이장 등 간이상수도 관리자들에게 당부하고 있지만, 적절한 인건비 등이 지급되지 않아 실효성은 떨어지고 있다. 경북도 내 상수도 담당 공무원들은 "마을이장이나 새마을지도자 등이 간이상수도의 관리 운영을 맡고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며 "현재 경북도 내 각 시군에서 공사 중인 광역상수도사업이 모두 마무리되면 간이상수도의 관리 운영을 위해 정부 예산을 지원해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방법 등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위'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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