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란산 원유수입 이달말 사실상 중단

유럽 보험사 보험제공 중단…이란 수출 국내기업 큰 타격

이란산 원유수입 중단이 현실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7월 1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제재하면서 유럽 보험사들이 이란산 원유 운송수단에 대한 보험 제공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럽 보험업계에 보험 유예조치를 요구했지만 EU가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보통 원유 수송이 40여 일 정도가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은 당장 5월 말부터 시행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유럽 보험업계 의존도가 높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선박'화물'사고배상책임(P&I) 등의 재보험 시장을 유럽 보험업계가 장악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들은 해운사와 계약할 경우 위험 분산을 위해 유럽 보험사들과 재보험 계약을 하는데 EU에서 재보험을 거절하면 사실상 국내 업체는 수송이 불가능한 것. 유조선 1척당 1조원이 넘는 원유 수송 보험을 감당할 수 있는 보험사는 유럽계와 미국계 정도다.

이란산 원유는 지난해 국내 전체 수입 물량의 9.4%를 차지했다. 미국의 이란 제대조치 강화로 올 1분기에는 수입 물량이 줄었지만 여전히 7.6%를 차지하고 있고 다른 원유에 비해 저렴해 수입이 중단될 경우 국내 휘발유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휘발유 업계에서는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제재를 받으면 국내 휘발유는 ℓ당 100원 이상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편 이란산 원유 수입이 중단되면 이란을 상대로 수출하는 국내기업들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대이란 수출 기업들은 국내 정유사의 원유 수입대금으로 수출 대금을 지급받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란 수출기업은 2천여개로 이 중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이란 수출에 의존하는 기업은 280여 개로 추정된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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