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안전부에 의해 불법체포되어 살이 탈 정도로 전기고문을 당하다가 114일 만에 석방된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에게 우리 외교부와 국정원이 간접적으로 고문당한 사실 공개를 신중하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김영환 씨를 1차 면담(4월 1일)한 영사는 꽤 큰 피멍이 김영환 씨의 왼쪽 눈 밑에 남아 있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자국민이 다른 나라 정부로부터 불법체포되었다면 어디 다친 데는 없는지를 살피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영사들은 무신경했다. 6월 11일에 이뤄진 2차 영사 면담 때도 마찬가지다. 이때 김영환 씨가 감시를 뚫고 전기고문을 당한 사실을 전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그를 문제 삼지도, 공개하지도 않았다.
약 넉 달 만에 석방된 김영환 씨가 고문을 폭로하고 나서, 여론이 비등하자 하금열 대통령실장이 뒤늦게 나섰다. 주중 대사 일시 귀국, 유엔 인권이사회 문제 제기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어쩔 수 없이 말한 것은 유감이다.
김영환 씨가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나 국가안전부, 단동 안전국 등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하려는 것을 지지한다. 시대에 맞지 않는 외국인에 대한 고문을 자행한 중국 정부가 이 일로 한중 외교 관계에 긴장을 초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도의에 맞지 않다.
우리 정부는 더 크게 반성해야 한다. 국가는 국민들에게 예의를 가르치고 부끄러움이 뭔지, 정의감이 뭔지를 가르쳐야 영속할 수 있다. 그런데 자국민이 중국으로부터 납득할 만한 구속 사유를 제시받지도 못한 채 불법구금되고 전기고문까지 당했는데 입 닫고 눈 막고 있은 꼴 아닌가. 자국민 인권 보호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정부를 어떻게 믿는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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