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산 내원암 계곡
예로부터 영남 제일의 탁족처로 이름이 높았던 곳이다.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을 뿐 아니라 영남의 소금강으로 불릴 만큼 경관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사계절 찾는 사람이 많아 음식점과 펜션이 군데 군데 조성되어 있는 상대마을에 들어서면 청아한 물소리를 자랑하는 내원암 계곡이 눈앞에 펼쳐진다. 하지만 내원암 계곡의 진면목을 보려면 1'2주차장이 있는 상대마을을 지나 3주차장까지 올라가야 한다.
피서철을 맞아 주차 공간이 비좁을 정도로 차량이 가득한 3주차장에는 피서지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한국전쟁 울산지구 대운산전적기념탑'이 서 있다. '한국전쟁 울산지구 대운산전적기념탑'은 한국전쟁 당시 대운산에 은거지를 구축한 인민군을 토벌하는 과정에서 순직한 350여 명의 군인과 경찰, 지역 주민을 기리기 위해 2007년 건립됐다.
3주차장을 지나면 대운산 정상과 내원암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내원암 계곡은 정상 가는 길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다. 계곡으로 가기 위해 정상 가는 길로 접어 들면 분위기는 첩첩산중이다. 행정구역 상 울산광역시에 속하지만 작은 바가지를 엎어 놓은 듯한 아담한 산들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어 강원도 오지를 연상시킨다.
내원암 계곡은 물이 맑고 수심이 얕다. 정상에서 흘러 내린 맑은 물이 크고 작은 바위를 돌아 흐르면서 만들어 낸 애기소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아이들의 물놀이 장소로 제격이다. 어른들은 수심이 좀 더 깊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수 있지만 아이들의 경우 안심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내원암 계곡이다.
찜통 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계곡을 벗어나 한적함을 맛보고 싶으면 내원암으로 길을 잡으면 된다. 갈림길에서 내원암까지는 1.78㎞ 거리다. 여름철에는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은 많지만 내원암으로 올라가는 사람은 드물어 길은 적막할 정도로 조용하다. 숲으로 뒤덮인 포장도로를 따라 30여 분 걸어 올라가면 범상치 않는 기를 발산하는 팽나무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령 450~500년, 둘레 6.5m, 높이 18m의 팽나무는 사찰을 지키는 보호수다. 팽나무 너머 살포시 보이는 내원암은 대웅전을 비롯해 5채의 당우만을 거느린 작은 사찰이다. 비구니 스님의 불경 소리가 산사의 적막을 깨며 메아리처럼 대운산 자락을 휘감는다. 내원암은 신라중기 고봉 선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지만 남아 있는 자료가 거의 없어 정확한 연혁은 알 수 없다. 다만 사찰 입구를 지키고 있는 팽나무를 통해 만만치 않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무더위 속, 내원암에 오르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하고 땀도 한 바기지 이상 흘려야 한다. 하지만 내원암이 주는 호젓함은 이를 보상하고도 남는다.
◆진하 해수욕장
내원암 계곡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어 계곡물로 더위를 달랜 뒤 해수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울산 제일의 해수욕장으로 꼽히는 진하 해수욕장은 울주 12경에 포함될 만큼 풍광이 아름답다. 40m의 넓은 폭을 자랑하는 하얀 백사장이 1㎞ 이상 길게 펼쳐져 있어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쪽빛 바다를 배경으로 해수욕장 앞에 떠 있는 명선도는 진하 해수욕장의 비경을 완성하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 썰물 때 바닷길이 열려 걸어서 갈 수 있는 명선도는 일출 무렵, 해송'갈매기'고기잡이 배와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을 연출하는 까닭에 사진 애호가들의 출사지로도 유명하다.
진하 해수욕장은 파도가 잔잔하고 수심도 깊지 않아 해수욕을 즐기는 데도 적격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송림으로 둘러 싸인 야영장을 비롯해 샤워장'급수대 등의 편의시설도 잘 구비되어 있다. 특히 울주군은 피서객들의 주차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60억원의 예산을 들여 올 6월 공영주차장을 완공했다. 해수욕장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31번 국도변에 위치한 공영주차장에는 400여 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다.
[Tip] 대운산은 높이가 742m에 불과해 부담 없이 등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등산로는 만보 코스'도통골 코스'종주 코스로 나뉘어져 있다. 3주차장에서 출발하는 만보 코스와 도통골 코스는 왕복 3시간 거리다. 2주차장이 출발점인 종주 코스를 선택하면 왕복하는데 5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내원암 계곡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외고산 옹기마을이 있다. 국내 최대 옹기 생산지로 옹기문화관이 있으며 옹기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진하 해수욕장 인근에는 간절곶이 있다. 일출 명소 간절곶은 풍광이 매우 아름답고 국내 최대 규모(높이 5m)의 우체통 등 볼거리도 많아 울산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다.
대구에서 내원암 계곡으로 가려면 경부고속도로 언양분기점 해운대'울산 방면~울산분기점 부산울산고속도로 해운대'문수 방면~온양 IC~온양 방면~부산'기장 방면으로 길을 잡으면 된다. 내원암 계곡에서 진하해수욕장으로 가려면 내원암 계곡을 나와 울산'온양 방면으로 접어 든 뒤 진하 해수욕장 이정표를 따라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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