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이 낮으면 보수진영이, 높으면 진보진영이 유리하다"는 정치권의 오래된 명제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가속화한 세대별 정치 성향·참여도 변화가 가져온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보수진영에서는 지지자들에게 선거 막판 '총결집'을 간곡히 호소하고 있다. '선거의 여왕'이라 불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전국을 돌며 직접 유세를 이끄는 판단도 이 같은 판세 분석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젠 4050도 적극 투표층?…尹 탄핵 이후 '가속화'
최근 여론조사 전문가들과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른바 '적극 투표층'으로 꼽히는 세대와 그 정치성향이 과거와는 다소 달라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과거 적극 투표층은 60대 이상의 노년층으로, 보수의 '콘트리트 득표율' 확보의 상수로 작용했다. 이에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았던 젊은 세대와 정치 성향이 갈리는 상황에서는 보통 노년층이 지지하는 진영이 승기를 잡아왔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지난 대선부터는 진보 지지 성향의 4050세대가 새로운 적극 투표층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권의 거듭된 '내란청산' 프레임 영향과 지지율 우세 지속에 따른 정치 효능감 증대 등이 주 요인으로 언급된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진보층의 적극적 투표 의향이 보수층의 수치를 앞서는 결과가 잇달아 나온 바 있다.
반면 탄핵 이후 지지기반 상실·지지층 간 내홍 등을 겪어온 보수진영의 투표 의지는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선거 국면 초반 여권의 '15대1 압승'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흘러나오면서 보수 유권자들의 참여 의사는 더욱 움츠러들었다.
같은 맥락에서 중반 이후 전국 곳곳이 접전 양상으로 재편된 것은 보수층의 '1차 결집'이 이뤄진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진표가 점차 확정되는 사이 여권에서도 각종 실책이 이어지면서 '해볼만하다'는 인식이 진영 내 확산한 셈이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지난 27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선거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층이 와해된 상황에서 치러지는 전국선거다. 보수층이 어느 만큼 복원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최근에 민감도가 높은 보수층들 중심으로 1차 결집이 이뤄지면서 여야 후보간 격차가 의미 있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흩어진 보수 표심, '1차 결집은' 성공…'2차 결집' 열쇠는 2030
중도층 지지세가 여권 쪽으로 쏠린 이번 선거에서 보수진영은 구도 정립에 큰 부담을 안고 있다. 서울과 부산 등 막판까지 접전 양상을 보이는 격전지 대부분은 과거 중도층의 향방에 따라 승부가 결정된 지역이었다.
이에 따라 보수진영 일각에서는 중도층 포섭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최근 보수화 경향이 뚜렷한 2030세대의 투표 참여를 높이는 '상쇄 전략'의 필요성도 함께 언급되는 실정이다. 특히 60대 이상에 버금가는 보수세를 보이지만, 투표율이 전 연령·성별에서 가장 낮은 20~30대 남성을 겨냥한 참여 독려 전략이 절실하다는 평가다.
윤 대표는 "과거 균형 잡힌 선거에선 중도층에서 진보·보수, 여야가 팽팽한 흐름을 보였으나, 지금은 여당 측에 더 기울어 있는 형국"이라며 "보수 성향이 강해진 2030세대는 상대적으로 투표 의지가 약하다. 투표율이 상승한다면 이들이 투표에 불참하려다 참여한다는 의미일 수 있고, 이에 따라 보수 후보들의 지지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선 투표율이 역대 평균 수준인 55% 안팎일 것으로 본다. 여기서 투표율이 50%에 가까워 비교적 저조할수록 투표 의지가 높은 지지자가 다수인 여권이 유리하다는 전망이다. 반대로 60%에 근접할 경우 보수의 총결집이 현실화했다는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
지난 2018년 치러진 제7회 지선의 투표율은 60.2%로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았다. 반면 2022년 제8회 지선은 50.9%에 불과해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투표율이 낮을수록 보수가 유리하다는 명제가 이견 없이 성립했던 만큼, 각각 진보·보수의 압승으로 귀결된 바 있다.
다만 지난 29일부터 실시된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비율은 지난 선거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사전투표일 이틀 중 첫 날인 지난 29일 전국 투표율은 11.6%로, 지난 지선(10.18%) 대비 1.42%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 표라도 적으면 진다"…보수진영, 전국 돌며 세 결집 '안간힘'
국민의힘 지도부와 각 후보들은 연일 강행군을 이어가며 지지와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더해 그간 공개 행보를 자제해온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례적으로 전면에 등장해 지원 유세를 이끄는 등, 말 그대로 '보수 총동원령'이 떨어진 모양새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당대표)는 사전투표 첫 날인 지난 29일 세종시 조치원역 유세에서 "저는 '국민의힘 분위기가 올라가고 있고 선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더 마음이 무겁다. 한 표 차이, 1%의 차이로 지는 게 우리는 더 뼈아프고, 그것이 우리에게 더 큰 좌절감을 안겨줄까 무섭고 두렵다"면서 "행동하지 않으면, 투표장에 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장 위원장은 "단 1표 차이로 지더라도 그것은 패배"라며 "(그렇게 되면) 이재명의 독재, 더불어민주당의 오만함을 막아내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 시간에도 SNS에 글을 올리며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며 "마지막으로 우리가 그 벽을 넘지 못하고 1%로, 10표 차이, 1표 차이로 진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남은 5일간 여러분들의 모든 것을 던져서 대한민국을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대구 북구 칠성시장 현장 유세를 시작으로 지난 25일 충청, 27일 경남 진주·울산·부산, 28일 강원 원주·횡성·경북 문경, 29일 경남 창원 등을 차례로 방문해 지원 유세를 펼쳤다. 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인 오는 31일에는 다시 대구로 돌아와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와 동행한다.
추경호 후보 캠프는 지난 29일 언론 공지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이 추 후보와 함께 일요일인 31일 오후 4시 서문시장, 오후 7시 30분 수성못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문시장은 '보수의 본산'이라고 불리는 대구에서도 가장 큰 정치적 상징성을 가진 장소로 꼽힌다. 수성못은 대구 내에서 주말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에 다시 대구를 유세지로 정한 것을 두고 접전 양상의 지역 선거 지원과 전국 단위의 보수 결집을 동시에 꾀하려는 포석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아울러 보수진영에서는 박 대통령의 잇단 공개 행보가 투표를 포기했던 일부 지지층을 다시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박 대통령이 중도층 외연 확장 등에서는 영향력이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는 '한계론'도 꾸준히 제기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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