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절전·절수… 불황이 낳은 '자린고비' 생활의 지혜

'초절약 상품'인기…매출 급성장

대기전력 차단
대기전력 차단 '타이머 콘센트'
전력 사용량 한눈에
전력 사용량 한눈에 '파워 매니저'
체감온도 2-3도 낮추는 효과
체감온도 2-3도 낮추는 효과 '소프트 쿨매트'

'초절약 제품으로 아끼고 또 아끼자'.

주부 서지숙(43) 씨는 집 안에서 세어 나가는 10원 하나라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낮에는 가급적이면 집 안의 불을 모두 끄고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은 콘센트를 모두 뽑아 둔다. 올 초에 새로 구입한 소형 에어컨은 가장 작은 방에 설치해두고 그 방에만 에어컨을 켜기도 한다. 최근에는 소량의 물로 강한 수압을 만들어 주는 일명 '괴물샤워기'를 구매해 물 사용량도 아끼고 있다. 서 씨는 "요즘에는 괴물샤워기 같은 아이디어 절약 상품들이 많아 소액이지만 생활비를 아끼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길어진 불황에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는 '초절약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세어 나가는 전기나 물 등을 아낄 수 있어 알뜰족들의 초절약 상품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물도 아끼고 쓰레기봉투도 아끼고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지난달 절전 및 절수 관련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 45%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으로 전기와 물 사용이 늘어나 절전, 절수 관련 상품의 매출이 수직 상승하고 있는 것.

특히 인기가 높은 상품은 '괴물샤워기'다. 이 제품은 264개의 미세한 구멍으로 소량을 물로도 강력한 수압을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최대 60%의 절수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압은 2배로 올려주고 물 사용량은 반으로 줄여 주기 때문에 물 사용량이 급증하는 여름에 수도요금을 절약할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쓰레기 봉투 사용을 줄여 주는 상품도 등장했다. '압축휴지통'을 활용하면 쓰레기의 부피를 최대 3분의 1로 압축해서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종량제 쓰레기 봉투 값을 아낄 수 있다. 또 압축봉을 활용해 쓰레기를 압축하기 때문에 위생적이다.

남은 음료를 버리기 아까울 때는 '병 밀폐마개'를 이용하면 된다. 맥주나 와인, 주스 등 병에 든 음료나 주류를 마시다가 남았을 때 보관할 수 있게 고안된 이 제품은 실리콘 재질로 만들어져 있어 일반 병마개보다 밀봉효과가 크다. 이 때문에 개봉한 탄산음료의 김도 거의 빠지지 않는다.

◆전기요금 잡아 주는 아이디어 상품들

이번 주 들어 가정용 전기요금이 2.7% 인상되면서 전기요금을 걱정하는 가정들도 많다. 특히 여름철에는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이 많아 누진제에 따른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우려도 있다.

이런 전기요금 걱정을 덜어주는 아이디어 상품들도 많다.

'타이머 콘센트'는 콘센트에 예약 기능을 설정해 낭비되는 대기전력은 100% 차단해준다. 여름에는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기, 겨울에는 전기장판 등 온열기기와 연결해두면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 플러그를 그대로 꽂아 뒀을 때 소비전력의 11%가 대기전력으로 사라지는데, 대기전력만 차단해도 한 가정에서 연간 4만5천원 정도의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냉장고 문을 여닫을 때 빠져나가는 냉기를 잡아 낭비되는 전기를 잡아주는 '냉장고 커튼'도 있다. 4인 가족 기준 하루 평균 냉장고 개폐 횟수는 30여 회인데 이때 빠져 나가는 냉기가 다시 채워지는데 드는 전력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냉장고 커튼을 쳐두면 문을 여닫을 때 세어나가는 냉기를 최대한 잡아주는 효과가 있다.

'파워매니저'는 콘센트에 꼽아두면 전력 사용량을 측정해 사용자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제품의 소비전력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전기 사용량을 돈으로 환산해서 보여줘 사용자의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효과도 있다. 원하는 시간을 설정해 두면 전원을 조정할 수 있고 대기전력을 차단할 수도 있다.

전기 사용 자체를 자제하고 더위를 날 수 있게 도와주는 쿨링용품도 인기가 높다.

냉각 젤 소재를 넣은 소프트 쿠션매트 '쿨매트'는 바닥이나 침대에 깔아두면 서서히 차가워진다. 체온을 흡수해 체감온도를 2, 3도가량 낮춰주는 효과가 있어 열대야를 식혀주는 아이템이다. 창문에 간단히 붙여 열을 차단해 주는 '윈도우 필름'도 여름 실내 온도를 낮추고 냉방비를 줄여주는 제품으로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요금을 비롯한 공공요금 인상과 물가 상승 등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활비를 절약하려는 소비자들 사이에 초절약 상품이 인기"라며 "업계에서도 세어 나가는 전기와 물을 잡아주는 각종 아이디어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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