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현수의 시와 함께] 들길 따라서/ 홍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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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삐끗, 놓치고 닿는

마음의 벼랑처럼

세상엔 문득 낭떠러지가 숨어 있어

나는 또

얼마나 캄캄한 절벽이었을까, 너에게

짧은 시일수록 그 속에 응축된 폭발력이 커야 독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시조가 지금 우리에게 의미를 지니는 것도 바로 이런 힘 때문입니다. 현대시조인 이 짧은 시는 독자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킬 응축된 힘을 잘 보여줍니다.

계단을 내려가다 예상치 못한 계단이 하나 더 있을 때, 우리는 발을 삐끗하게 되고 그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합니다. 하물며 사람이 누군가에게 그런 낭떠러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얼마나 가슴이 철렁하겠습니까. 이런 설명으로도 풀어내기 힘든 응축된 힘이 바로 이 시의 매력입니다.

시인'경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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