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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책!] 배흘림 기둥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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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흘림 기둥의 고백/서현 지음/효형출판 펴냄

'배흘림 기둥의 아름다움'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아름다움이다. 하지만 그 배흘림 기둥의 아름다움을 진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이들은 몇이나 될까.

이 책은 전통건축에 대해 비전공자의 수준으로 이야기한다. 전통 건축의 거스를 수 없는 조건은 나무라는 재료와 자연이라는 환경이다.

이런 실질적인 시각에서 한국 전통건축의 '아름다움' 뒤, 환경적 제약을 극복하며 수천 년에 걸쳐 형성되어온 구조적 배경을 추적해본다. 숲에서 잘려 온 목재가 비와 바람과 중력이라는 자연 조건을 만나 어떤 적응 과정을 거쳐 오늘의 전통건축으로 구축되어왔는지, 저자는 특유의 날카로운 관찰력과 매서운 추리력으로 한국 전통건축의 구조적 특징을 차근차근 추적해간다. 특히 목수의 모습을 그 배경으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은 색다르다. 목수가 아름다움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만들 수밖에 없었던 그 배경을 이해하고자 하는 데에서 전통 건축을 이해하려고 한다.

'사라진 건축의 그림자'의 개정증보판이지만 이전 책과 확연히 다르다.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책을 뜯어고쳤기 때문이다. 건축을 이해시키기 위해 자세한 그림과 종이컵의 원리, 지붕의 탄생 등 일상적인 원리를 자세히 설명한다. 그 원리는 고스란히 건축적으로 쌓아올려지고, 이는 전통 건축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풍부한 재료가 된다.

저자는 "관광객들에게 배흘림 기둥이 진정 털어놓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야기를 들으려면 뒤돌아서서 사진기를 재촉하는 관광객의 모습을 접어야 한다. 조용히 관조하는 침묵의 순례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287쪽, 1만7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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