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내 항공사들의 도 넘은 지방민 차별

국내 항공사들의 도를 넘은 횡포로 대구경북 시도민이 항공기 이용에서 소외되고 차별받는 일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김포 등 일부 노선의 경우 KTX 개통 등을 이유로 아예 정기 노선을 없애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한 것도 모자라 제주 노선마저 일방적으로 운항 시각을 바꿔 큰 불편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역민의 항공 이용 권리를 무시하는 그릇된 처사다.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제주로 여행 가려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이유로 대한항공이 얼마 전 대구-제주 간 비행 시각을 무려 3시간씩이나 늦추고 당긴 데 이어 아시아나도 12월 중순부터 운항 스케줄을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비행 스케줄을 일방적으로 변경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좁히고 여행 일정에 차질을 빚게 하는 것은 아예 제주도에는 가지 말라는 소리 아닌가.

계절에 따라 비행 시각을 30분~1시간 정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양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몇 시간씩 조정하는 것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항공사들의 횡포이자 오만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소비자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여행사들의 희생을 강요하면서까지 일정을 마음대로 바꾸는 것은 기업 윤리적으로나 상도덕 차원에서 문제가 적지 않다.

최근 지역 현안으로 떠오른 신공항 건설 요구도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항공 이용권과 지방민에 대한 차별 때문이다. 게다가 항공사까지 수도권에 비해 형편없는 지방민의 항공 편의를 계속 강요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대구경북민들이 제주를 오가는 데 불편을 겪지 않도록 비행 스케줄을 원상대로 되돌려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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