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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표 미디어아트 박현기 작품 국립현대미술관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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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떠나는 대구 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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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물 기울기'의 한 장면. /박현기 작가.

대구 출신의 한국 대표 미디어아트 작가 박현기(1942~2000)의 작품 및 자료들이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가게 돼 지역 문화 아카이브 부재에 따른 문제가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박현기는 한국 비디오 아트의 1세대이자 대표 인물로 대구에서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한 인물이다.

작가의 유족은 2008년 대구문화예술회관 기획 작고작가전시 직후 개관 준비 중이었던 대구미술관에 연구를 위해 이 자료를 전달했다. 그러나 대구미술관은 2년 가까이 이를 보관하다가 결국 다시 유족들에게 돌려보냈다. 여기에는 작가의 서가에 있던 기록, 사진, 서신, 스케치북 등 유품 일체가 포함됐다. 그 이후 대구시는 무관심했다. 그러다 국립현대미술관행이 이뤄진 것이다. 유족 측은 "대구미술관이든 국립현대미술관이든 어디서건 가치를 알아주고 가져가서 연구를 체계적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국립현대미술관 측이 기증해달라고 해 최근 모든 자료를 기증했다"고 말했다.

이는 아카이브의 가치를 도외시한 지역이 또 한 번 귀중한 자료를 놓친 대표적인 사례다.

박현기 사후 공식적인 첫 전시는 2008년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작고작가전. 당시 전시를 진행한 박민영 학예연구사는 "작가가 돌아가신 후 첫 전시를 준비했는데, 당시 사과 상자 20개가 넘는 분량의 자료를 5개월 이상 분석해 전시를 했다. 그래도 정리되지 않은 미지의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박 학예연구사는 "박현기가 국내를 대표하는 미디어 작가이고, 그의 작품 매체 특성상 많은 연구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박현기 아카이브 사업은 공적 영역에서 충분히 다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모든 자료들이 대구를 떠나게 되면 앞으로 대구에서 박현기 관련 전시 및 연구를 하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2시 30분 국립대구박물관에서 '박현기의 예술세계 조명과 아카이빙 문제' 세미나를 개최하는 김영동 미술평론가는 "비디오 아트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박현기라는 작가를 꼭 연구해야 할 만큼 중요한 작가인데 이 자료들이 대구를 떠나는 것은 대구의 큰 손실"이라고 아쉬워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박현기(1942~2000) 작가는 능인중학교와 대구공업고등학교를 거쳐 홍익대 회화과에 진학했다가 다시 건축과로 편입해 졸업했다. 국내 비디오 아트 1세대 작가로, 건축가이면서 작가로 활동했고 설치, 퍼포먼스, 사진, 드로잉 등 여러 장르의 작품활동을 했다. 1970년대 후반 비디오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해 오브제와 영상이 결합한 작품들로 동양정신을 구현한 작품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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