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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세종시 출근첫날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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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일어나 9시 도착 점심땐 구내식당 앞 긴줄

점심시간 농림식품부 구내식당 앞에 선 행렬.
점심시간 농림식품부 구내식당 앞에 선 행렬.

10일 입주를 시작한 세종시 정부 청사 환경이 엉망이다. 출퇴근하기가 너무 힘들고, 주변에는 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인프라가 없어 식사조차 힘들다.

농림수산식품부 홍보실 관계자는 "과천에서 6시 통근 버스를 타기 위해 오전 5시에 일어났다"며 "9시가 다 돼 책상에 앉았으니까 출근을 위해 소비한 시간만 무려 4시간 이상이다"고 불평했다.

점심 때만 되면 구내식당 앞에 긴 줄이 이어진다. 청사 주변에는 식당도, 슈퍼마켓도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의 직원과 취재를 위해 상주하는 기자들도 구내식당을 활용해야만 한다. 식당 수용인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농림부 직원은 770명에 이르지만 농림부 6층 구내식당의 수용 인원은 250석에 불과하다. 식사 시간 전 구내식당은 안내방송을 통해 "좌석 부족 관계로 식사시간을 연장해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을 되풀이한다.

일부 직원들은 물어물어 주변 식당을 찾는다. 이들은 삼삼오오 승용차를 타고 최소 10여 ㎞ 이상 달려가 식사를 하거나 20분가량 떨어진 조치원에서 한 끼를 때우고 오는 이들도 있다.

"과천에선 점심시간에 식사 후 잠깐의 커피 타임도 있었지만 세종시에서는 구내식당이나 외부의 일반 식당 어느 곳을 이용해도 한 시간이 모자라요."

입주 첫날 농림부 직원들은 이삿짐을 정리하느라 업무는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컴퓨터와 전화기도 설치가 안 된 사무실이 많았다. 장관 가운데 세종시 청사로 첫 출근한 서규용 농림부 장관은 부서를 돌며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어수선한 사무실 분위기 때문에 장관과 직원들 사이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서 장관은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 국장단에 부서별로 근무 여건이 제대로 자리 잡힐 때까지 유연 근무제를 시행하도록 지시했다.

퇴근 시간이 되면 농림부 직원들의 입에선 또 한숨이 터져 나온다. 과천이나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 퇴근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후 7시 통근버스 앞에는 긴 줄이 생기고 버스에 탄 이들도 일부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서서 가야만 한다.

운 좋게도 청사 인근에 숙소를 마련한 직원들은 퇴근길 전쟁만은 피할 수 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가족을 두고 혼자 내려온 이들이다. 농림부 주원철 홍보담당관은 "청사 인근에 숙소를 구하지 못해 대전에서 원룸을 구해 출퇴근하고 있다"며 "아파트 입주 시기가 2014년이기 때문에 그때까진 주말부부로 지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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