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싼 교복, 싼 값에 나눠 입어요

재킷 5천원·카디건 3천원… 깨끗이 수선해 팔아 큰 호응

학부모들의 교복 마련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구시내 각 구청들은 최근 몇 년 사이 교복 나눠 입기 행사를 앞다퉈 열고 있다. 헌 교복을 기증받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대구 달서구청에서 처음 시작한 '교복 나눔' 행사는 학생들에게는 절약과 나눔의 정을 느끼게 하고 학부모들에게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줘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달서구의 경우 졸업을 앞둔 중3, 고3 학생이나 복지관 등을 통해 교복 물려주기 운동을 홍보해 매년 1만여 점의 교복을 수거했다. 수거한 교복은 복지관에서 세탁, 지역자활센터에서 리폼'수선을 거쳐 아름다운 가게 월성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학교마다 보유량이 다르지만 1천~5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끌려 2월 말 나눔 장터가 열리면 행사 교복을 찾는 주민들로 장터는 북새통을 이룬다. 넥타이(500원), 셔츠(1천원), 치마'바지'카디건'조끼(3천원), 재킷(5천원) 등 다양하다. 장터가 활성화되면서 올해는 동구를 제외한 대구시내 전 구청에서 나눔 장터가 열릴 계획이다.

류우림(17'대구 수성구 황금동) 양은 "3년 동안 아껴서 입으면 낡은 티가 안 난다"며 "매년 디자인도 비슷한데 비싼 교복값을 내리기 위해서라도 물려주기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했다. 김태준(15'대구 남구 대명동) 군도 "입다 보면 찢어지거나 몸집이 커져 여벌 교복이 필요하다"면서 "교복을 깨끗하게 입고 후배들에게 물려주면 선후배 사이에 정도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최미숙 상임대표는 "대기업 교복의 유통단계를 줄이고 학부모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중소업체를 통한 공동구매를 늘려야 교복값이 안정화될 것"이라며 "중소업체도 소비자가 원하는 품질과 애프터 서비스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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