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노블레스'만 있고 '오블리주'는 없는…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김용준 총리 후보자의 전격 사퇴를 보는 국민의 심경은 참담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밀봉 인사'가 부른 화라는 평가는 지엽말단적인 얘기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우리 사회 지도층에 만연해 있는 도덕 불감증과 부, 명예, 권력의 삼위일체를 추구하는 탐욕의 이중주가 빚어낸 도덕적 파탄이다. '법치'에 가려진 김 후보자의 뒷모습은 더 이상 존중할 지도층도, 귄위도 없는 한국 사회의 부끄러운 민얼굴이다.

김 후보자는 재산 형성 과정과 두 아들의 병역면제에 대한 언론의 의혹 제기에 억울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지인에게는 "나는 죄를 짓지 않았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쏟아진 팩트만 해도 그의 이름 앞에 붙는 '법치'라는 단어가 무색해진다. 무엇이 억울하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정말로 억울하다면 제기된 의혹을 뒤집는 '팩트'를 제시하면 된다.

그러나 그런 팩트가 없었는지 김 후보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총리 후보에서 사퇴했다. 이로써 그를 향한 언론과 여론의 검증의 칼은 일단 칼집 속으로 들어갈 것이고, 그는 자신이 보호하고자 했던 명예(그에게 명예라는 것이 있다면)의 일부라도 지킬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로 인해 크나큰 상처를 받았다. 이런 지도층으로는 국민 대통합은 꿈도 꿀 수 없다는 절망이다. 김 후보자의 사퇴가 결코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만이 아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민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원하지만 우리 지도층은 더 희생하기는커녕 지킬 것도 지키지 않았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반칙을 반칙이라고 인식하지도 못해왔다는 사실이다. 김 후보자의 사퇴는 우리 사회가 도덕적으로는 아직도 멀었다는 사실을 재확인해 주고 있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은 해외 순방에서 귀국하자마자 청와대에서 부동산·주식 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국민 눈높이 맞춤형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대구의 상가 1층 공실률이 급증하고 있으며, 2분기에는 10.2%로 전국 평균을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
경북 포항에서 해병대 20대 부사관이 총기 사고로 숨진 채 발견되었고, 군 당국은 총기 관리의 허점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와 경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과의 엔화 방어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을 '우정의 신호'로 설명하며, 일본과의 공동 개입이 28년 만에 이루어..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