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의 문화사/ 하랄트 하르만 지음/ 김대호 옮김/ 알마 펴냄
인류는 언제부터 수를 셀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는 강대국들의 영향으로, 다시 말해 중국과 서양의 영향으로 혼합된 숫자체계를 가지고 있다. 서양은 천 단위를 기본으로 삼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은 중국의 영향으로 만 단위를 기본으로 삼고 있는 것. 그런데 6'25 이후 미국의 영향으로 천 단위를 기본으로 하는 서양의 숫자체계가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아라비아숫자로 표기할 때는 천 단위마다 쉼표를 찍지만 한글로 표기할 때는 만 단위를 기준으로 숫자를 센다. 이처럼 숫자체계와 숫자에 담긴 상징성은 시대마다 그리고 강력한 문화가 영향을 미칠 때마다 변화하곤 한다.
현대인들은 10진법을 아주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그런데 모든 인류가 처음부터 10진법에 기초한 숫자체계를 사용했을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5진법이나 12진법, 60진법을 사용했던 흔적이 전 세계 언어 곳곳에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각 문화는 자신들이 사용하는 고유의 숫자에 독특한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문화에서는 '4'가 불행을 가져오는 수지만 어떤 문화에서는 '13'이 불행을 가져오는 수로 인식된다.
이 책의 저자인 세계적인 언어학자 하랄트 하르만은 인간이 언제부터 수 개념을 사용했는지 추적한다. 수를 기록할 만한 문자가 없었을 때조차도 인간은 동물의 뼈에 눈금을 새기는 행위를 통해 나름의 수 개념을 표현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수를 세는 방법과 계산하는 방법의 다양성과 발전 과정들을 명확히 보여준다. 독자들은 수 세기와 수의 상징성에 관한 숫자의 역사를 오래된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212쪽, 1만3천500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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