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금꽃 향기로운 내 고향땅은 팔공산 바라보는 해뜨는 거리…금호강 푸른물은 흘러만 가네….'
이런 가사를 담아 1971년 3월 발표된 패티김의 노래 '능금꽃 피는 고향'(고 길옥윤 작사'작곡)의 노래비가 올 9월 금호강을 가로지르는 대구시 동구 아양철교 변에 선다. 대구선의 이설로 지금은 폐선이 된 대구선이 지나는 아양철교의 끝 부분 양편이 예정지다.(사진) 철도 노선 폐지로 철거 대상으로 지목됐다가 동구청(청장 이재만)에 의해 문화상품으로 바뀌며 명소화 작업을 벌이고 있는 아양철교의 리모델링과 연계해 대구의 명물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대구찬가'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고 삼성 라이온즈의 응원가로도 불리며 대구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 노래의 원 제목은 '능금꽃 피는 고향'이다. 1938년생인 패티김(본명 김혜자)이 33살이 되던 해의 작품이다. 패티김은 6'25전쟁 피란시절 2년 반 동안 대구에서 초'중학교를 다니는 등 대구에 대한 각별한 인연과 사랑을 갖고 있어(2012년 12월 13일 자 17면) 오는 10월 금호강변 아양교 일원에서 열리는 '동구평생학습축제' 개막에 맞춰 거행될 노래비 제막식에도 참석해 유서깊은 이 노래를 부를 예정이다.
동구청은 이와 관련, 이 노래비 건립을 팔공산과 금호강을 비롯해 사과의 고장 대구를 알려온 대구찬가로서 노래의 배경이 된 동구 주민의 관심과 지원 그리고 지역 인사들의 애향심과 자긍심을 드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월 27일 동구청에서 열린 '능금꽃 피는 고향' 노래비 건립 추진위원회(위원장 문무학 대구예총 회장)에서는 이 노래비 건립이 대구 평광동 일대(대구 전체 153㏊, 동구 143㏊, 평광동 120㏊)에서 재배돼 성가를 높이는 대구사과를 홍보하고 팔공산과 금호강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더불어 새롭게 지역의 명물로 태어날 '아양철교' 등을 연계해 자원화함으로써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추진위는 아양철교 명소화사업 구역 내의 부지에 이 노래비를 건립하며 주변을 지나는 보행자는 물론 차량 탑승자들도 볼 수 있는 규모로 지을 방침이다. 또한 야간에도 충분히 식별할 수 있도록 조명시설도 갖추기로 했다. 이날 추진위 회의에 고문으로 추대된 문희갑 전 대구시장도 수성구 만촌동 사이클경기장 인근에 설치된 '비내리는 고모령' 노래비를 예로 들며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르게 노래비를 세워서는 안된다. 대구 사람 누구나가 알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다른 지역에서 대구를 찾는 이들에게도 대구가 사과의 고장이고 '능금꽃 피는 고향'이라는 노래가 대구의 노래라는 것을 알릴 수 있어야 한다"며 이 사업의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동구청은 이 사업을 위해 확보된 구비 4천만원을 포함해 6천만원의 예산 외에 성금 모금을 통해 노래비 건립 사업의 규모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 노래를 발굴해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던 데는 현재 동구의 명물로 자리 잡은 '행복한 한과'의 이사로 있는 최주원 씨의 노력이 결정적이었다. 최 씨는 당시 LP와 악보를 찾아내고 저작권 등록을 통해 전국의 노래 연습장에서 부를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노래 번호도 팔공산과 사과를 연상할 수 있도록 8자와 4, 그리고 이를 안내하는 114를 붙여 84114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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