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해의 窓] 울진군수, 구관이 명관?

김용수 전 울진군수와 임광원 군수는 군수선거에서 그동안 두 번 맞붙어 1승1패로 정치적으로는 '장군멍군'의 무승부이다. 지역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판이하게 달랐던 두 사람의 정치역정과 '군수 스타일'이 새삼 화제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김 전 군수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때 경상북도 국장을 거쳐 무소속으로 출마한 임 군수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김 전 군수는 군수 임기 동안 국제행사인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대회를 2005년과 2009년 두 차례 개최한 것을 비롯 해양레포츠센터 건립과 바다목장화사업 등 초대형 개발사업 유치로 지역발전을 획기적으로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개발 프로젝트 목표를 향해 행정을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였고 공무원 승진인사도 프로젝트 성사 여부를 우선 잣대로 삼았다.

김 전 군수가 당 공천으로 재선에 가볍게 성공한 반면 임 군수는 가시밭길을 걸었다. 낙선 후 신발끈을 다시 매고 지역 곳곳을 누비며 주민생활속으로 파고든 임 군수는 2010년 선거때 무소속으로 출마, 박빙의 대결끝에 3선에 도전한 김 전 군수를 눌렀다. 대구경북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단체장 후보들 중 유일하게 김 전 군수에게 패배를 안긴 임 군수는 선거돌풍 당선자로 우뚝 섰다. 유권자를 맨투맨으로 접촉한 본인의 부단한 노력과 김 전 군수의 '측근 관리' 실패에 따른 민심이반의 결과라는게 일반적인 선거평가였다.

그러나 취임한 임 군수가 제일 먼저 선택한 것은 김 전 군수의 '흔적 지우기'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4년마다 열리는 세계농업엑스포를 올해 개최하지 않고 무기연기시킨 것. 2005년에 60만 명, 2009년 100만 명이 지역을 찾은 농업엑스포는 원자력 이미지가 강했던 울진을 친환경 농업도시로 변모시켰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에 임 군수는 농업엑스포에 제동을 걸었고, 어려운 지역경제여건을 들어 엑스포 부활 여론 압박이 거세지자 가칭 '친환경농업 그린에너지대회'의 2017년 유치를 목표로 결국 돌아섰다. 김 전 군수에 비해 대형 지역개발사업 유치 실적도 밋밋하다.

또 공무원 인사와 관련해 임 군수는 김 전 군수측 '사람들'의 옷을 벗기거나 좌천시켰다. 이 과정에서 군의 감사팀은 이들의 개인적인 약점을 잡아 보고하는 등 임 군수의 '용병' 역할을 했다. 그러나 임 군수는 지난해부터 승진인사 등으로 이들을 본청으로 속속 복귀시키고 있다. 임 군수가 행정능력이 뛰어난 이들을 찾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처음부터 탕평'화합인사를 했으면 공직 내부가 갈기갈기 찢어지지 않았을텐데…. 지역개발과 관련해서도 '구관이 명관이다'는 지역의 일부 여론에 대해 재선 도전에 나선 임 군수가 어떻게 대처할 지 자못 궁금하다.

울진'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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