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지대 침수대책 1년째 감감" 칠곡보 덕산들 농민 분노

"성토를 통한 농지 리모델링을 하든지, 아니면 낙동강 수위를 2m 이상 더 낮춰야 합니다."

10일 오후 칠곡군 약목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린 칠곡보 덕산들 일원 저지대 지하수 영향조사 용역 주민설명회장은 참석한 덕산들 농민들이 한국수자원공사,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농어촌공사 등의 무성의와 탁상행정에 항의하면서 이들을 성토하는 자리가 됐다. 특히 이들 기관들은 피해현장을 방문해서도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 농민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 설명회는 칠곡보 덕산들 일원 저지대 지하수 영향조사, 지하수 영향 여부 검토 및 필요 시 대책 마련을 위한 조사계획에 대해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부산국토청과 수자원공사 낙동강중부물관리센터가 마련했다.

하지만 칠곡보 담수에 따른 농지 아래 지하 수위 상승으로 피해를 본 농민들은 피해보상과 향후 대책은 고사하고, '이미 알고 있고, 현장에 오면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설명하자 분노가 폭발했다.

칠곡보 덕산들은 보 담수로 지하 수위가 높아져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데다, 지난해 장마 때는 낙동강 수위를 낮춰달라는 요청이 묵살되면서 배수가 되지 않아 농경지가 침수돼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농민들은 변변한 보상조차 받지 못했고 현재 국토부를 상대로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설명회에 참석한 전수보(64'약목면 덕산리) 씨는 "지하수 때문에 감자 농사가 안 된다. 가축도 습기 때문에 질병이 떠나지 않는데, 피해보상은 고사하고 설문조사 등 수박 겉핥기식 대책만 외치는 관계기관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외와 채소 등 2만여㎡ 농사를 짓는 백민기(74'약목면 관호리) 씨는 "낙동강 공사 전에는 관계기관들이 지하수위가 지표 아래 1.6m라고 발표했었는데, 현실은 땅을 60~70㎝만 파도 물이 흥건하다. 이것은 정부가 농민들을 속인 것밖에 안된다"며, "리모델링을 하든지, 아니면 강 수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강 수위는 상류의 해평양수장 취수 문제 때문에 현재는 25.5m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해평양수장을 관리하는 농어촌공사와 협의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수자원공사와 농어촌공사는 해평양수장 취수 수위를 더 낮추는 문제를 지난해 7월부터 협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하고 있다.

칠곡'이영욱기자 hell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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