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봄철 별미 즐기기] 봄 속으로 '미각 여행'

살오른 도다리'주꾸미, 바다가 선물한 '봄의 맛'

◆도다리쑥국

'미각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매년 이맘때면 봄 향기 물씬 풍기는 '도다리쑥국'을 찾아 나선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듯이 도다리는 지금이 제철이다. 도다리쑥국은 경남 통영이 유명하다. 봄이면 전국에서 도다리쑥국을 찾아 통영으로 몰려온다. 통영지역의 명물 향토음식으로 정착한 지 오래다.

통영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봄에는 도다리쑥국이 최고지요"라고 한다. 봄을 맞아 경남 통영의 식당가는 도다리쑥국을 맛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통영항 근처 서호시장 주변과 무전동, 정량동, 항남동 일대의 도다리쑥국 집에는 점심때면 손님들로 초만원이다. 도다리 한 마리를 통째로 썰어 넣어 싱그러운 쑥 냄새와 시원한 생선 국물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봄철 미각을 찾는 미식가들의 입맛을 자극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 범물동 이건(59)'김성희(53) 씨 부부는 지난주 도다리쑥국의 본고장인 통영에 다녀왔다. 이 씨 부부는 "그 유명한 도다리쑥국의 제맛을 보기 위해 소문난 서호시장 인근 분소식당에서 30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겨우 맛을 봤다"며 "어른 손바닥 만한 도다리 한 마리를 넣고 큼지막하게 무를 썰어 넣어 쑥과 어울린 시원하고 담백한 맛은 환상의 궁합이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통영이 고향인 허효(56'대구 수성구 지산동) 씨는 "봄 산란 후 새살이 돋아 담백한 맛이 일품인 자연산 도다리와 겨우내 언 땅을 비집고 나와 갯바람을 맞고 자란 쑥과 된장을 듬뿍 넣어 끓여 낸 도다리쑥국은 향긋한 쑥 내음과 연한 도다리 살이 어우러져 봄철의 미각을 일깨워주는 통영의 대표 음식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한창 물이 오른 봄 도다리를 구수한 된장에 보드라운 햇쑥을 넣어 끓여낸 도다리쑥국은 봄이 가기 전에 맛봐야 할 요리다. 향긋한 햇쑥 내음이 밴 도다리의 보드라운 살점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주꾸미

요즘 서해안에서는 주꾸미잡이가 한창이다. 알이 꽉 찬 주꾸미는 이맘때만 먹을 수 있는 별미다. 주꾸미'간자미'실치에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바지락 등 싱싱한 해산물이 바다에서 줄줄이 올라온다.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다. 봄철의 별미가 바로 주꾸미란 말이다. 주꾸미는 산란기를 앞둔 3, 4월에 알이 꽉 차있어 연중 지금이 가장 토실토실하며 맛있을 때다. 한 입 가득 넣고 씹으면 오도독 소리가 날 정도로 싱싱하다. 회로도 먹고, 무쳐 먹는 등 다양한 요리법이 있지만,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요리법은 샤브샤브다. 양념 하지 않은 주꾸미를 살짝 데치기만 해서 매콤새콤한 초장에 찍어 먹는다. 그렇게 해야 '봄 바다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주꾸미는 평상시 바위틈에 살다가 수온이 올라 먹이가 되는 새우 등이 번식하기 시작하면 연안으로 몰려들기 때문에 수온이 오르기 시작하는 3, 4월에 가장 잘 잡힌다. 이때 잡히는 주꾸미는 살이 부드럽고 알이 꽉 들어차 맛이 일품이다. 타우린 함량이 많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해독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봄철 기력 충전 식품의 대명사인 셈이다. 주꾸미는 산란철이 되면 소라나 고둥으로 들어가는 습성이 있어 봄에는 소라나 고둥을 이용해 잡고, 가을에는 낚시로 잡는다.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은 '4월의 참살이 수산물'로 주꾸미와 키조개를 선정했다. 충남 보령시는 이달 14일까지 '신비의 바닷길 주꾸미 축제'를 열고 있다. 자연적 전국 미식가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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