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부실한 관리가 부른 산대저수지 붕괴 사고

12일 발생한 경주시 안강읍 산대리 산대저수지의 둑 붕괴는 노후 저수지에 대한 관리 부실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가를 보여준 사고다. 다행히 신속한 대피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농경지 1㏊와 주택'상가'차량들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축조된 지 40, 50년 된 노후 저수지라면 지속적으로 개'보수하고 면밀히 관리해야 함에도 육안 점검만 하고 그냥 내버려둔 당국의 태도는 관리라는 말을 쓰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총체적 부실 그 자체다.

24만 6천t의 용수를 저장할 수 있는 산대저수지는 지난 1964년 흙으로 둑을 쌓은 관개용 저수지다. 내년이면 통상 50년의 내구연한에 이르지만 소규모 저수지라는 이유로 그동안 단 한 차례도 손을 댄 적이 없었다니 이번 사고는 일찌감치 예견된 일이다. 물을 빼내는 관수로가 낡아 계속 누수 현상이 발생하면서 그동안 주민들은 여러 차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관리를 맡은 한국농어촌공사는 현장 관리인 배치는 말할 것도 없고 정밀 안전 진단조차 하지 않는 등 거의 방치하다시피 하면서 사고를 부른 것이다.

산대저수지는 지난 3월 정기 점검에서도 둑 침하와 균열, 누수, 침식 등 갖가지 현상이 확인돼 종합 평가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는 붕괴 등 재해 가능성이 높아 긴급 보수를 요하는 등급이다. 하지만 공사 측은 사업비 부족을 이유로 아무런 손도 쓰지 않아 결국 이 같은 사고를 불렀다.

뒤늦게 13일 경북도와 농어촌공사가 붕괴 가능성이 높은 도내 229곳의 노후 저수지에 대해 합동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대책 마련을 서두르겠다며 부산을 떨고 있다. 사업비 조달과 보수'보강 계획이 얼마나 잘 지켜질지 두고 볼 일이지만 저수지 주변의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하기 짝이 없다. 언제까지 이리 뒷북만 치고 있을 것인지 답답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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