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승기] 크기 줄었는데, 실내 공간 넓어졌네… 푸조 해치백 208

푸조 소형 해치백 208
푸조 소형 해치백 208
푸조 소형 해치백 208 실내 모습.
푸조 소형 해치백 208 실내 모습.

푸조가 207 후속 모델로 6년 만에 선보인 소형 해치백 208은 올해 초 스페인 '2013 최고의 차'에 선정된데 이어 국내 한 기관의 평가에서도'2013 올해의 차'에 뽑혔다. 잇단 수상으로 인지도를 높여 가고 있는 푸조 208의 매력을 알아보기 위해 1.6(5도어) 모델을 시승했다.

◆한층 강화된 실용성

기존 모델과 비교해서 눈에 띄는 변화는 실용성을 높인 점이다. 207 모델에 비해 외형(길이 6.8㎝, 높이 1.5㎝)은 줄었지만 실내 공간은 오히려 넓어졌다. 뒷좌석 공간이 5㎝ 정도 더 확보되면서 안락함이 향상되었으며 트렁크 용량도 15ℓ 늘었다. 또 차체의 80% 이상을 고강도 경량 강판으로 만들어 무게도 173㎏ 감량했다.

내부 디자인은 혁신적이다. 기존의 승용차에서 볼 수 없는 구조로 꾸며져 있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 잡는 것은 기존 모델의 것 보다 직경을 6㎝나 줄인 스티어링 휠(핸들)이다. 작아진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이 좋아 조작이 용이하다.

계기판 위치도 높였다. 보통 스티어링 휠 사이로 계기판이 보이는 것과 달리 계기판이 스티어링 휠 보다 높은 곳에 돌출된 형태로 붙어 있다. 운전 중 전방 상황과 계기판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푸조가 처음 시도한 변화다. 하지만 시트 포지션에 비해 스티어링 휠 위치가 낮은 편이라 체격이 큰 사람이 앉을 경우 허벅지와 스티어링 휠 사이 공간이 좁아 조작에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기본 사양으로 들어가 있는 내비게이션도 매립형이 아니라 돌출형이어서 햇빛이 비칠 경우 화면 확인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시트는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적당하게 몸을 감싸준다. 느낌도 딱딱하지도 무르지도 않아 편안하다. 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넓은 선루프는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지만 개폐 기능이 없어 아쉬움으로 남는다.

◆생소한 변속기, 연비는 탁월

시승은 대구 MBC네거리~신천대로~북대구 IC~대구포항고속도로 팔공산 IC~신천대로~MBC네거리로 돌아오는 순환 구간에서 이루어졌다. 푸조 208 모델에서 가장 생소한 부분은 변속기다. 푸조 208에 탑재된 MCP 변속기는 클러치 페달 없이도 클러치 방식의 기어 변속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자동 장치다. 클러치를 밟을 필요는 없지만 기어가 변속될 때 특유의 울컥거림이 나타난다.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을수록 울컥거림은 심해지고 고속구간 보다 저속구간에서 변속 충격이 더 크다. 시속 60㎞를 넘어야 울컥거림 현상은 어느 정도 잦아든다. 특히 울컥거림 때문에 급가속은 쉽지 않다. 신호 대기 상태에서 신호를 받고 출발할 때 초기 반응 속도가 느려 뒤에서 빵빵 거리는 경적 소리를 여러 번 들어야 했다.

MCP 변속기는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갖춘 양날의 검 같은 존재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수동 운전의 아기자기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또 연비 면에서도 훨씬 효율적이다. 하지만 기어 변속 상황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자동변속기에 길들여져 있는 국내 운전자들의 경우 불편함을 호소할 수 있다.

푸조 208의 주행 능력은 무난했다. 최대 출력은 92마력에 불과하지만 기존 모델에 비해 차체가 가벼워진 덕분에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다만 시속 130㎞를 넘어서면 가속력에 부하가 걸렸다. 소음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기존 모델이 가솔린엔진을 탑재한 반면 208 모델은 디젤엔진을 달고 있어 디젤 특유의 소음과 떨림은 일정 부분 감수해야 한다.

푸조 208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연비다. 차체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MCP 변속기를 탑재한 덕분에 올 초 에너지관리공단이 실시한 신연비 측정에서 1.4(5도어) 모델은 하이브리드와 경차를 누르고 최고 연비(ℓ당 21.1㎞) 자동차에 등극했다.

기자가 시승한 1.6(5도어) 모델의 공인 연비는 ℓ당 18.8㎞다. 주행 테스트를 마친 뒤 트립컴퓨터에 표시된 연비를 확인해 보니 17.9㎞였다. 시내 주행과 고속도로에서 과속한 점을 감안하면 실 연비와 차이가 없다. 가격은 1.6 e-Hdi Feline(5도어) 2천990만원, 1.6 e-Hdi Allure(3도어) 2천890만원, 1.4 e-Hdi Allure(5도어) 2천630만원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푸조 208은 외유내강형 자동차로 분류될 수 있다. 크기는 국산 자동차 모닝과 프라이드의 중간쯤 되지만 소형차 치고 실내 공간이 넓은 편이다. 또 고유가 시대에 걸맞게 탁월한 연비를 자랑한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주요 사양

-기존 모델 대비 외형은 줄었지만 늘어난 실내 공간

-고강도 경량 강판으로 제작, 무게 173㎏ 감량

-작은 스티어링 휠, 그립감 좋아 조작 용이

-클러치 방식의 자동 기어 변속기 MCP 탑재

-연비 탁월, 에너지관리공단 신연비 측정 1위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