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다큐 공감-아버지와 어머니의 봄'편이 23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된다.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오고, 마른 가지 가득 꽃망울이 올라오는 계절. 농부들은 하루 22km씩 쭉쭉 북상하는 봄기운에 거역하는 법 없이 또 한 해를 채비한다. 얼어붙었던 땅에 훈김이 돌고, 하루가 다르게 불쑥불쑥 새싹이 올라오는 봄의 향연! 봄을 가장 먼저 느끼는 농부들의 삶에도 봄은 가득 담겨있다. 나눠도 모자라지 않은 그들의 풍요로운 봄이 다시 시작된다.
봄은 가장 먼저 제주도에 발을 디뎠다. 따뜻한 기온 덕분에 다른 지역보다 일찍 작물들을 수확할 수 있기에, 제주농민들에게 봄은 참 고마운 선물이다. 올해 역시 감자가 통통하게 자랐고, 쪽파도 하늘을 뚫을 기세로 자라줬다. "봄이 왔네~ 봄이 와~ 숫처녀 가슴에도~" 튼튼하게 자라준 봄의 선물에 노래가 절로 나온다.
산이 많고 평지가 없어 늘 식량이 부족했던 척박한 땅, 청산도에도 봄이 왔다. 선조들의 지혜로 산기슭에 돌을 쌓고, 흙을 부어 만든 '구들장 논'. 그래서 청산도의 봄은 치열한 삶의 결실이다.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하기 전, 남해 금음마을에는 봄을 알리는 잔치가 열렸다. 산에 자리 잡은 땅 때문에 경운기가 들어갈 수 없어 소가 한 걸음, 손이 한 번, 느린 농사를 짓는 다랑이 마을에도 봄이 시작됐다.
구례에서는 아버지의 봄을 잇는 20대의 젊은 처녀 총각이 농사일에 한창이다. 땅과의 동행을 선언한 홍진주, 홍기표 씨. 아버지 홍순영 씨의 뒤를 이어 땅이 살아야 사람이 산다는 아버지의 끈질긴 고집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은 부족한 초보 농사꾼이지만, 올봄도 아버지가 주신 봄을 진실되게 이어갈 것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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