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피는 꽃들은 대부분 꽃차로 만들 수 있다. 꽃차 한 잔을 입안에 머금고 있으면 향긋한 꽃 향기가 온몸에 확 퍼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녹차는 잎을 따서 덖거나 발효시켜 만들지만, 꽃차는 식용 가능한 꽃을 그늘에 말리거나 말린 것을 팬에 볶아 뜨거운 물에 우려내 먹는다.
봄에 만들 수 있는 꽃차는 복숭아꽃, 살구꽃, 아카시아꽃, 산수유꽃 등 비교적 접하기 쉬운 꽃은 물론, 조팝나무꽃, 등나무꽃, 찔레꽃, 매화꽃, 제비꽃, 유채꽃, 배추꽃, 생강나무꽃, 머위꽃, 쇠뜨기꽃, 자운영꽃, 골담초꽃, 은행나무꽃 등 봄에 피는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꽃이 가능하다. 꽃차의 활용도와 효능에 대해 알아보자.
◆유채꽃차
얼마 전까지 유채 나물을 겉절이 하여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어느새 꽃망울이 맺히는가 했더니 노란 꽃송이가 제법 화려하게 피어 눈길을 끈다. 유채는 쌍떡잎식물 양귀비목 십자화과의 두해살이 식물이다. 옛날 보릿고개 시절에 주린 배를 채울 수 있었던 꽃이기도 하다.
유채꽃의 씨는 '운대자'라고 한다.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어 간 경락을 푸는 데 사용한다. 혈을 윤활하게 하고 뭉쳐있는 기를 풀어 주는 효능이 있다. 씨앗으로 짜낸 기름을 '유채기름' 혹은 '카놀라유'라고 한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함량을 낮추고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다. 항산화 작용을 하는 토코페롤의 함유량도 많다. 또한, 혈압 강하작용이 있어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에게 권할 수 있는 기름이다. 한방에서도 유채는 생리불순이나 치질, 종기, 어혈이 있는 환자에게 쓴다.
유채꽃차를 만드는 방법은 작은 꽃송이를 따서 그늘에서 3, 4일간 건조한다. 수분이 구들하게 마르면 마른 팬에 볶아 꽃잎에 남아있는 효소작용을 불활성화시킨 다음 다시 그늘에 말린다. 완전히 건조되면 유리병에 넣어두고 조금씩 꺼내 뜨거운 물로 우려내 차로 마신다. 또 한 가지 먹는 방법은 꽃과 같은 양의 설탕에 절여 초기에 자주 저어 발효를 도와준다. 한두 달 정도 숙성시키면 체에 걸러 2차 숙성을 시킨다. 음식 할 때 설탕 대신 사용하여도 좋고 생수에 태워서 음료로 먹을 수 있다.
◆매화차
백매화꽃을 한 송이씩 채취한다. 한지를 깔고 그늘에 널어 말리거나 따뜻한 방에서 말려도 좋다. 거의 마르면 살짝 볶아 효소를 불활성 시킨 후 며칠간 다시 말린다. 총 6일 정도 걸린다. 발효액도 유채꽃차와 같이하면 된다. 먹을 때는 물과 진액을 8대2 정도 희석하여 먹거나 마른 꽃잎은 뜨거운 물에 우려먹는다. 꽃잎의 맛은 달고, 시고, 약간 떫지만 성질은 따뜻하다. 간을 편안하게 하고 위를 조화시키는 효능이 있다.
매화꽃을 말려 차로 마시는 것도 좋지만, 죽을 끓여 먹으면 위장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 그 근거는 옛 문헌 임원경제지에 '매죽방'(梅粥方)이란 죽을 소개한 자료에서 찾을 수 있다. 매죽방은 약간 덜 핀 매화꽃을 깨끗이 씻어 설수(눈을 녹인 물)로 끓여 흰죽처럼 만든 것이다. 그 근원을 살펴보면, 임원경제지 정조지(鼎俎志) 원문 중의 양성제(楊誠齊) 시(詩)에 '마지막 납월을 본 후 봄이 올 것을 알았네. 눈바람에 나부껴 꽃술이 떨어질까 근심에 차 바라보니 바람에 실려 매화 향기 풍겨온다. 매화꽃 술을 거두어 죽을 끓여 먹을 수도 있고, 떨어진 꽃잎을 모아 향으로도 피울 수 있네'라고 적혀 있다.
◆황매화차
황매화는 매화나무와는 다른 식물이다. 꽃 모양이 매화와 닮았고 색이 노란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지혈에 뛰어난 효능이 있어 한방에서는 꽃, 줄기, 잎 모두를 거풍, 진해, 거담, 소화불량, 류머티스, 창독, 소아의 홍역 등의 치료제로 이용한다. 차를 만드는 방법은 매화와 같다.
신아가 참(眞)자연음식연구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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