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청은 구청 행사를 열 때마다 장소를 구하는데 진땀을 뺀다. 1996년에 만들어진 구민운동장이 있지만 좁은 면적 탓에 큰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달 3일 열린 구민 체육대회 때도 종목을 소규모로 할 수 있는 줄넘기, OX 퀴즈 등으로 정해 구민운동장에서 개최했다.
구민운동장도 없는 대구 중구청은 구청 행사 장소를 선정할 때마다 골머리를 앓는다. 중구청은 10일 열리는 '제2회 중구 구민의 날' 행사를 약령시한의학박물관 앞 약령공원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구민 노래자랑과 초청가수 공연, 비보이 공연 등을 할 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기 때문이다.
대구 중'남구가 '생활체육시설 제로(Zero)지대'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8개 구'군 중 국민체육센터와 축구장이 없는 곳은 중'남구뿐이다. 동'서'북'달서구는 수영장, 헬스장 등을 갖춘 국민체육센터를 이미 건립했다. 달성군은 올해 말부터, 수성구는 내년이면 국민체육센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국민체육센터는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건강'여가 활동 공간으로 민간체육센터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실내 체육시설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체육진흥기금 지원 사업을 통해 지자체마다 1개씩 국민체육센터 설립을 돕고 있다. 문제는 국민체육진흥기금 지원이 재정자립도에 따라 30억원 안팎으로만 지원된다는 것. 나머지는 모두 구비로 부담해야 한다. 구비 부담 몫이 만만치 않다 보니 예산 마련에 허덕이는 지자체는 국민체육센터 건립에 수차례 고배를 마시거나 시도조차 못 하고 있다.
대구 중구청은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해 온 국민체육센터 건립에 필요한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 국민체육센터 건립이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애초 중구청은 중구 동인동 공영주차장 일대 부지를 확보해 국비 30억원, 구비 65억원 등 모두 95억원을 들여 올해 말에 체육관, 에어로빅장, 체력단련실 등을 갖춘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의 다목적 체육관 문을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구비 몫을 한 푼도 확보하지 못해 결국 14일 애써 받은 국비 2억원을 토해낼 처지에 놓였다.
중구청 관계자는 "우선 노인복지회관 건립 예산부터 확보하고 국민체육센터는 재정 형편이 나아지는 대로 다시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구의 경우 대구시와 남구청이 예산 확보 어려움을 이유로 실내체육관 건립을 서로에게 미루고 있다. 예산 확보 문제로 국민체육센터 건립을 시도조차 못 하고 있는 남구청은 남구 봉덕동 옛 앞산 수영장 일대에 에어로빅장과 요가장, 헬스장 등을 갖춘 앞산 스포츠센터가 하루빨리 들어서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도 실내체육관 건립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는 지난 2009년 사업비 180억원을 들여 옛 앞산수영장 2만㎡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복합형 스포츠센터를 건설할 계획이었지만 역시 예산 확보라는 고비를 넘지 못해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남구청은 오는 2015년까지 3년 동안 국비와 지방비 등 총 80억원을 들여 남구 봉덕동 일대 2만3천㎡ 부지에 축구장으로 활용 가능한 운동장을 만들어 '스포츠타운'을 조성할 예정이지만 부지 매입을 위한 8억1천여만원의 사업비 확보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이번 추경예산 확보를 통해 스포츠타운을 조성, 주민들의 생활체육 활성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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