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쟁강춤'계절춤'사당춤…"우야든중 잘 해야죠"

내일 공식 데뷔 탈북여성'새암누리 통일예술단'

올해 2월 창단된
올해 2월 창단된 '새암누리 통일예술단'. 이달 22일 공식 데뷔무대를 앞두고 맹연습에 돌입했다.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방소연 단장.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아님메다! 고조 부∼끄럽슴네다. 우야든중 잘 해야죠."

'새암누리 통일예술단'. '새암누리'는 순 우리말로 바위에서 샘솟는 맑은 물처럼 세상을 밝고 맑게 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탈북 여성들이 '무용'이라는 키워드로 하나로 뭉쳤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구에 살고 있다는 것과 문화예술(무용)에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는 것. 북한 무용을 사랑하는 대구 여성 2명도 합류했다.

22일 대구 '소롭티미스트'라는 단체 주최의 첫 공식 데뷔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탈북여성 무용단을 이달 10일 달서구 도원동 월광수변공원 인근 연습실에서 만났다. 대구지방경찰청 김종식 보안팀장은 상부의 보고 및 허락을 거친 후 이들 탈북 여성들이 취재에 적극 응하도록 설득했다. 지역사회에서 안보강사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방소연 단장을 제외하면 단원들은 언론과의 첫 접촉이다. 정(情)이 넘치는 이 여성들은 기자에게 북한식 아바이 찹쌀 순대를 대접했다.

◆삼고무'부채춤'쟁강춤'계절춤'사당춤

첫 공식 데뷔무대를 위해 단장을 포함한 10명의 단원들은 주말도 없이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맹연습이다. 삼고무와 부채춤을 비롯해 쟁강춤(부채를 가지고 귀신을 쫓는 내용의 전통 북한 무용)'계절춤(돌아서면 옷이 바뀌는 무용)'사당춤(천도재 등을 올릴 때 췄던 최승희 선생의 무용) 등 무대에서 선보일 다양한 춤사위를 맞춰보고 있었다.

올 2월 20일 창단됐다. 무용수이자 안보강사로 지역사회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방소연(51'2008년 탈북'입국) 단장이 중심이다. 그는 행사비 또는 강의료 등 개인적으로 번 수익을 모두 투자해 지역에 사는 탈북 여성들의 문화예술 단체를 만들었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단원들의 월급은 50만원, 공연수당 10만원 정도밖에 주지 못하는 정도다.

방 단장은 "5명에서 출발했지만 벌써 10명이 됐다. 앞으로 사회적 기업으로 등록해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더 활발한 활동을 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에서 무용수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준높은 공연예술단으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22일 첫 데뷔 무대를 시작으로 다음달 8일 칠곡 상이군경회, 13일 민주평통 주최 행사에 공식초청을 받았다.

 

◆무지개색 각양각색 단원들

무용을 하기에 다소 나이가 있지만 예술단 단원들은 한때 잘 나가던 미녀들이다. 40, 50대에 접어든 단원들의 미모는 얼핏봐도 수준급이다. 특히 방 단장은 '동안 미녀'로 정평이 나있다.

문금란(43'2010년 입국) 씨는 북한에서 타워크레인을 다룬 경력의 소유자다. 김유리(40'2003년 입국) 씨는 "단조로운 생활을 했는데, 이곳 단원이 되면서 큰 활력이 된다"고 좋아했다. 원정인(35'2010년 입국) 씨는 사무일을 도맡고 있으며, 장혜선(43'2007년 입국) 씨는 북한에서 당 선전부 소속으로 일하기도 했다. 김경희(37'2008년 입국) 씨는 남한으로 와서 북한 무용을 배웠다.

대한민국 국적의 용병 2명도 합류했다. 국악고 출신의 정아현(28'계명문화대 사회복지학과 1년) 씨는 "북한 무용을 배우는 것도 좋지만 북한 음식(순대'국수'김치 등)이 더 좋다"고 했으며 태권도 6단의 전현우(36'자영업) 씨는 3년 전 방 단장과 함께 태권도와 무용을 결합한 무대를 함께한 인연으로 탈북예술단에 기꺼이 동참했다. 053)634-3400. 후원계좌=대구은행 504-10-1438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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