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이비부머 행복 재테크] 한 달 만에 3% 손실, 해외 채권 팔까 말까

연 6% 기대 수익 위해선 포트폴리오 다양화 필요

대기업에 다니다 퇴직을 한 뒤 직장 경험을 살려 창업을 한 이모(54) 씨. 퇴직을 한 뒤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창업 초기라 사업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대학원에 다니는 큰딸(26)과 대학에 다니는 둘째딸(23)을 두고 있어 학비 걱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씨는 두 딸의 결혼 비용과 부부의 노후 생활 자금까지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재테크 환경이 너무 열악해 어떻게 돈을 굴리는 것이 좋은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 씨는 재무상담클리닉센터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Q: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알뜰하게 돈을 모은 덕분에 4억원의 종잣돈을 마련한 상태다. 하지만 금리가 너무 낮아 고민이다. 은행에 돈을 넣어 두어도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래저래 방법을 찾다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해외 채권에 3억원을 투자했다. 그런데 투자 한 달 만에 3%가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환매를 하는 것이 좋은지,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은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3억원은 가족의 미래가 달려 있는 생명 같은 돈이다. 수익률에 대한 큰 욕심은 없다. 연 6% 정도만 올릴 수 있으면 만족한다.

◆환매는 신중히 결정

이 씨가 투자한 해외 채권상품은 두 종류다. 하이일드채권펀드에 2억원, 인도채권에 1억원을 투자했다. 하이일드채권펀드에서는 3%, 인도채권에서는 6% 정도의 손실이 났다. 이 씨는 하이일드채권펀드의 경우 지난해 10%가 넘는 수익률이 났고 주식 투자에 비해 안전하다는 말을 듣고 투자를 했다. 인도채권도 지난해 6%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으며 환차익도 볼 수 있다는 말에 투자를 결심했다.

하지만 하이일드채권펀드는 수익률은 높은 반면 신용도가 취약한 채권에 투자를 하기 때문에 고위험 상품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 씨가 투자한 하이일드채권펀드는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우려로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져 손실을 입었다.

인도채권은 신흥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요즘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투자 상품이다. 인도채권에서는 환손실이 문제가 됐다. 역시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우려로 신흥국가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단기간에 큰 폭의 환손실을 입었다. 환율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존재다.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은 환손실을 볼 수 있다는 말과 같다. 특히 신흥국의 경우 환 변동성이 선진국에 비해 크기 때문에 투자를 할 때는 환손실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단기간 손해가 발생했지만 지금 환매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황을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로 미국의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이는 수익률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양적 완화 축소는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 경기회복으로 국채금리가 상승할 경우 하이일드채권의 수익률 스프레드(위험 프리미엄)는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수익률 스프레드 하락으로 인한 채권 가격 상승이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가격 하락의 충격을 상쇄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 환율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인도채권도 성급한 환매는 자제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채권투자도 기본에 충실해야

채권투자는 주식투자보다 변동성이 작지만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STX팬오션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채권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채권투자를 할 경우에도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권투자에 있어서 가장 큰 위험은 신용이다. 신용위험은 발행자가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부도위험을 말한다. 예금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고금리 매력이 부각된 신용등급 BBB+ 이하 회사채가 최근 인기다. 그러나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다. 연 7~8%의 높은 금리를 주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채권투자를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금리변동위험도 있다. 만기 이전에 채권을 매도할 경우 금리변동에 따라 채권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가격이 떨어지고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가격이 올라간다. 향후 금리동향이 채권투자에 중요한 요인이 되는 이유다.

해외 채권에 투자할 때에는 금리변동만큼이나 환율변동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해외 채권펀드의 경우 환헤지를 하는 경우도 있고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나라보다 금리가 높은 신흥국의 채권에 투자하는 경우 환헤지 비용이 높아 통상 환헤지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포트폴리오로 투자 수익률 관리

현재 이 씨의 노후준비 상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만 62세부터 국민연금으로 100만원 정도를 수령한다. 또 연금보험을 통해 만 60세부터 매월 100만원 정도를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두 딸이 아직 학업을 하고 있고 결혼도 해야 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현명한 재테크로 노후 자금을 더 마련해야 한다.

이 씨의 금융자산은 4억원이다. 이 가운데 1억원은 안전하게 정기예금에 넣어 두었으며 3억원을 해외 채권에 투자했다.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인도채권(1억원 투자)의 경우 만기가 올해 말이기 때문에 만기까지 보유한 후 해지금액을 자녀결혼자금으로 정기예금에 묻어두는 것이 좋다. 하이일드채권펀드는 손실이 회복되면 5천만원만 남겨두고 1억5천만원은 환매를 해서 포트폴리오를 새로 짜야 한다.

1억5천만원 가운데 5천만원은 국내채권형펀드, 1억원은 주식형펀드에 투자를 해서 포트폴리오를 보다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 씨가 기대하고 있는 연 6%의 기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예금과 채권투자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주식형펀드를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켜야 한다. 다만 안정적인 노후 자금 운용이 필요한 만큼 주식형펀드 가운데 배당주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배당주펀드에 투자할 때에는 배당수익률이 어느 정도 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같은 배당주라도 배당수익률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배당수익률을 확인하지 않고 투자를 할 경우 자칫 무늬만 배당주에 발을 담그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자료=계명대 산업경영연구소 부설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정리=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