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겁날 것 없는 유통공룡

롯데마트 대구점 '통큰 공헌' 공수표…기여 약속 안지키고 영업

외지 대형 유통업체의 '꼼수 경영'이 대구시민의 질타를 받고 있다. 롯데마트 대구점은 개점 당시 약속한 지역 기여 방안들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지역 기여도를 높여 보이기 위해 매출액을 축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마트는 2010년 7월 개점 당시 대구 동구지역 대졸자 5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등 동구 주민들의 고용창출에 기여하고, 전단과 인쇄 등 광고물의 제작과 발송을 지역 업체에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직원들의 급여를 지역 은행에 예치하는 한편 평균 3억원 이상의 예금고를 유지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하지만 이런 롯데마트의 약속은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민 고용률은 88.3%(129명 중 114명)로 94~96%의 지역민 고용률을 보인 다른 대형마트와 비교해 최하위 수준이다. 특히 대구시가 정한 가이드라인인 95%에도 못 미쳤다.

지역 대졸자 5명 채용 약속도 유야무야됐다. 롯데마트는 2010년 7월 2011~2012년 롯데쇼핑㈜ 그룹공채 때 대졸 신입사원 중 5명을 동구지역 인재에 할당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롯데마트 측은 B학점 이상인 경북대 졸업생으로 채용대상을 제한했고, 높은 자격요건으로 인해 현재까지 지역인재 고용할당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역 업체에 인쇄물 발주를 맡기겠다고 했지만 2011년과 2012년 모두 본사에서 발주를 하는 등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100% 지역 인쇄업체에 맡기는 A업체(지난해 기준 18억원), B업체(1억2천만원)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역 은행 이용률도 저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정기예금 3억원 이외에 평균잔액이 없다. 직원급여 이체율도 66.6%(129명 중 86명)에 그치고 있다. 대구시는 대형마트가 90% 이상의 직원 급여를 지역 은행에 이체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정했지만 무시되고 있다.

대구시는 지역우수업체 입점을 1곳당 2개 업체로 권고하고 있지만 롯데마트는 2011년과 지난해 1개의 지역우수업체만이 입점했다. 롯데마트는 기부에도 인색해 2011년과 지난해 기부금으로 900만원만 내놓았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롯데마트와 같이 1개점만 있는 B업체는 4억7천300만원과 5억5천800만원을, 9개점이 있는 A업체는 9억7천만원과 22억6천900만원을, 8개점이 있는 C업체는 8억원과 9억9천만원을 각각 기부금으로 내놓았다.

동구청 관계자는 "동구의 16곳 전통시장 중 9곳이 시장기능이 상실하는 등 대형마트들의 무차별적인 시장잠식으로 지역의 중소 자영업자들은 생계기반이 붕괴되고 있다"며 "이런데도 롯데마트는 당초 약속한 내용도 지키지 않는 등 잇속만 챙기고 책임은 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미화와 주차, 안전, 물류 등의 용역 서비스를 대구지역 업체와 계약해 맡기면서 지역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고 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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