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맞춤형 특수 절삭공구 설계·제조…순수 토종 자본 'SJ툴스'

특수 분야 틈새 공략, 국내 성장 발판 마련…미국·일본 시장 도전

SJ툴스는 자동차부품 등을 가공하는 특수 절삭공구에 집중,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SJ툴스는 자동차부품 등을 가공하는 특수 절삭공구에 집중,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틈새'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기업이다. 6일 회사 직원들이 만들어낸 공구들을 살펴보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신속하게 공급해 드리겠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부품과 공구시장에서 특화된 분야에 집중해 성공한 기업이 있다.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에 있는 SJ툴스는 고객 맞춤형 다품종 전략과 함께 우수한 품질,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 순수 토종자본 공구 제조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업에서 창업으로

SJ툴스 예상백(사진) 대표는 대기업 공구 제조업체에 소재를 납품하는 협력업체 영업사원이었다. 그 나름의 영업력을 발휘해 곳곳에서 좋은 실적을 올리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회사와 불협화음을 겪은 끝에 창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예 대표는 "비슷한 생각을 가진 동료들과 창업을 했다"며 "하지만 동업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혼자만의 회사를 생각한 예 대표는 1996년 대구 3공단에 자그마한 공장을 열었다. SJ툴스의 전신인 '성진정밀'이었다. 예 대표는 "혼자서 시작했지만 참고 참으면서 일만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직원 수도 늘어났고 매출도 증가했다"며 "그런데 성서산단에 자리를 옮겼는데 IMF가 터지면서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다른 중소 절삭공구 제조업체들이 하나둘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가던 시기에 예 대표는 원가 절감 방안을 마련한 덕분에 IMF 시기를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SJ툴스의 주력 품목은 특수형상, 엔드밀, 리머, 밀링커터 등으로 항공부품이나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공구들이다. 회사가 본격적으로 성장의 문턱에 들어선 것은 '자동차 산업'과 만나면서다. 예 대표는 "일본 혼다 자동차 계열사인 이시이(ISHII) 사가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공구를 만들 곳을 한국에서 찾고 있었다"며 "우리 회사를 포함해 다른 업체들과 만나면서 경쟁이 붙었다"고 말했다.

SJ툴스는 경쟁업체에 비해 기술력이 조금 떨어져 있었지만 이시이사는 회사의 성장 가능성과 성실성을 보고 SJ툴스를 선택했다. 예 대표는 "우리 회사는 '신뢰'를 바탕으로 영업을 했다"며 "제품 검사성적서에 내용을 꼼꼼하게 나열해 제품 기술을 솔직하게 적었으며 제품 성능을 올리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후 이시이사는 일본 현지로 SJ툴스 직원을 수시로 불러 교육을 시키는 한편 기술을 전수해 회사의 성장을 도왔다. 예 대표는 "자동차부품 제조용 절삭공구에 자신이 붙은 것이 이때부터다"고 말했다.

◆특화 분야 집중

절삭공구 산업은 소모성으로서 연관 산업에 파급효과가 큰 핵심기반 산업이며 국가기반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산업이다. 2013년 세계 절삭공구 시장은 45조원으로 현재 일본과 미국, 독일, 중국이 65.7%를 점유 중이다. 한국의 시장 점유율은 4.9%(2조2천억원) 수준이며 수출액은 1조8천억원 규모다.

국내 절삭공구산업 경쟁력은 현재 일본에 비해 4년, 미국 대비 3.5년 뒤지고 있으나 중국보다는 2년 앞서고 있다. 가격 경쟁력은 한국이 선진국보다 2년 우위에 있으나 중국보다 9.5년 열위에 있다.

선진국을 쫓으면서 중국의 추격에 시달리는 국내 절삭공구 분야에서 SJ툴스의 선택은 '틈새'였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공구 제조업체의 상당수가 외국계 합작회사로 이들은 자동화를 통한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생산한다"며 "특수품의 경우 주문자 요구에 맞춘 생산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SJ툴스는 이러한 부분에 맞춰 특수 공구를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 기업부설연구소에 설계전문직원 3명, 연구개발전문직원 2명을 두고 고객의 요구에 맞는 공구를 직접 설계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2005년 수십억원의 투자를 통해 공장 시설을 개선하고 3억~5억원에 달하는 최첨단 공구제작 설비를 들였다. 이후 회사는 수년간 자동차산업, 항공산업을 위한 스페셜 초경공구 제작에 주력해 왔으며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로서 국내 굴지의 자동차 부품업체에 제품을 공급해왔다. 예 대표는 "자동차는 신제품을 만들 때 그에 맞는 절삭공구가 필요하다"며 "그러한 특수 분야를 할 수 있는 기업 중 우리 회사가 앞서간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출에 도전

특수 절삭공구로 지난해 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SJ툴스는 올해 70억원까지 매출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는 2014년 85억원, 2015년 100억원까지 매출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수출' 분야를 강화할 계획이다. 예 대표는 "국제화 마인드로 사업의 영역을 세계 시장으로 넓혀 가려 한다"며 "이미 우리는 선진 품질경영시스템을 구축, 이를 토대로 월드 베스트 품질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SJ툴스는 그동안 엄격한 품질관리와 검사측정으로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었던 만큼 해외 시장에도 '신뢰'를 무기로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6월 무역사업부를 따로 만들어 3명의 직원을 두는 등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다.

예 대표는 "과거 일본에 수출하면서 기술을 습득해 회사가 성장하는 기회를 잡았었다"며 "올해 수출 시장 개척을 통해 50만달러의 실적을 올린 뒤 매년 2배씩 수출 비중을 늘리겠다"고 다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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