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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의 동양고전 이야기] B.C 600년쯤 만들어진 '정치 발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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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書)/서경(書經)에 대하여

옛날에는 '서'(書), 혹은 '상서'(尙書)라고 불렀고, 송대 5경에 들어가면서 '서경'이라고 했다. 대략 B.C 600년쯤에 만들어졌다. 성왕(聖王), 명군(明君), 현신(賢臣)이 남긴 어록집, 정치적 선언이나 명령을 모은 것 정도로 보면 된다. 오늘날로 치면 정치적 발언집이라 할 수 있다. '상'(尙)은 '상'(上)과 통하는 글자로 '상고시대', 즉 옛날이라는 뜻이다. 옛날 궁정에서는 왕의 말을 기록하기도 하고, 왕의 행사(사건)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상서'는 주로 말(왕의 포고나 명령)을 기록한 것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편명을 보면 그 글의 종류를 알 수 있는데, 가령 '고'(誥) 하면 정치적 명령, '서'(誓) 하면 군사적 명령, '명(命)' 하면 임금이 신하에게 권고하는 말 등이다. 전설에 의하면 공자가 고대의 기록 3천여 편 가운데 100여 편을 선정하였다고 하지만, 확실하지 않고 아마 춘추전국시대에 걸쳐 서서히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서경'의 문장은 까다롭다. 그러므로 일반 독자들이 고전이라고 하여 한문이든 번역문이든 꼭 읽으려고 할 필요는 없다. 전근대에는 이 책이 고대 성왕의 말씀이라 하여 무조건 존중한 나머지 자주 인용하였지만, 지금은 이 책이 말하는 메시지를 음미해 보는 것으로 족하다. 이 책에 나타난 메시지는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원시적인 민주제이다. 요(堯)가 순(舜)에게, 순이 우(禹)에게 '선양'(禪讓'왕위를 평화적으로 넘김)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둘째, 천인감응 사상이다. 군주의 정치적 득실이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셋째, 왕권천명설과 명덕보민(明德保民) 사상이다. 군왕의 권력은 '하늘의 명'에 의한 것이고, 현실적으로는 백성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천하 통일사상이다. 중국 대륙은 고대에 늘 분열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천하통일 관념을 심어줬다. 다섯째, 고대 우주자연과 인간사, 정치에 대한 몇 가지 분류법(인식의 틀)을 적어 놓은 '홍범구주'(洪範九疇)가 주목된다. '오행'(수'화'목'금'토), 오사(五事), 팔정(八政), 오복(五福) 등 9가지이다.

'서경'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주서'(周書)인데, 주나라 시대 정치에 대해 서술해 놓았다. 주나라 성립은 요순시대 선양과는 매우 다르다. 은나라를 멸하고 주나라를 세운 무왕은 부친 문왕이 죽은 뒤 상중에 있었지만, 천명이 주나라에 있다고 선언하고 은나라 주(紂)를 정벌하러 나섰다. 이때, 고죽국의 왕자였던 백이와 숙제가 간하였으나 듣지 않았다. '역성혁명'의 정당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 후 역사를 보면 선양은 없고 폭력혁명이 반복됐다. 오늘날 민주주의가 차선의 방법이 되고 있다.

이동희 계명대 윤리학과 교수 dhl333@k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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