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의 눈] 16년 가위손 천사

최경 이미용봉사단 복지시설 봉사

"최경 씨가 어느 분입니까?"

최경 이미용봉사단을 찾아가 이런 질문을 던지자 갑자기 "와하하"하는 폭소를 터졌다.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 있는데 어느 분이 최경은 봉사자 이름이 아니라 '최고경영자과정'의 약자라고 말했다. 최경 이미용봉사단은 1997년 고용노동부 산하 최고경영자과정을 이수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1년 동안 교육을 받으면서 정이 들어 의기투합을 했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최경 이미용봉사단이다.

그리고 그들은 16년 동안 매주 화요일 가위손 천사가 되어 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봉사 날짜를 화요일로 잡은 것은 이미용업소가 쉬는 날이기 때문이죠. 영업을 하지 않는 화요일 봉사를 하다 보니 회원들은 일 년 내내 쉬는 날이 거의 없습니다." 이연호(55) 회장은 회원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최경 이미용봉사단은 화요일만 되면 어김없이 이미용기구를 챙겨들고 봉사를 떠난다. 매월 첫째 주 화요일에는 대구 파티마병원에서 중증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미용 봉사를 한다. 둘째 주는 경산의 보현요양원 등에서 어르신 100여 명의 머리를 손질해 준다. 셋째 주는 더불어 복지재단 산하 진인마을과 남구장애인센터에서 이미용뿐 아니라 밑반찬 배달 봉사도 하고 있다.

게다가 동구자원봉사센터의 요청이 있으면 화요일이 아니더라도 봉사를 펼친다. 지난달 19일 금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동구자원봉사센터의 협조 요청을 받고 동구 신암공원으로 달려가 가위손으로 사랑의 마술을 부렸다.

글'사진 박태칠 시민기자 palgongsan72@hanmail.net

멘토'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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