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 보는 한의학] 자음강화탕 한 재면 열증 거뜬…수족번열

올 폭염에 발도 혹사,

손발이 뜨거워 일상생활이 힘든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찬 음식과 냉방기에 의지하기보다는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 원인에 따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손발이 뜨거워 일상생활이 힘든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찬 음식과 냉방기에 의지하기보다는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 원인에 따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연일 폭염 탓에 열증(熱症)으로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며, 입맛이 없고 속에서 열이 올라 견디기 어렵다고 한다. 특히 손과 발이 화끈거려서 힘든 것을 '수족번열'(手足煩熱)이라고 한다.

심한 경우, 손발이 너무 뜨거워 겨울철에도 손발을 이불 밖으로 내놓고 자야 하고, 손과 발을 찬물에 담그거나 얼음을 대고 있어야 할 경우도 있다. 이런 환자들은 거의 손발은 물론 가슴도 답답하고 화끈거린다.

손발을 만져보면 뜨거운 경우도 있지만, 본인만 느끼는 자각증상이 대부분이다. 다혈질인 사람이나 갱년기 여성, 갑상선 기능 이상, 중병을 앓은 후나 분만 후 허약한 상태 등에서 흔히 나타난다.

수족번열은 장기의 기능 이상이 외부로 표출되는 것이다. 내장의 음양이 부조화돼 발생한다.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로를 하거나, 더운 날씨 탓에 열이 가중되면 손발이 뜨거운 증상이 심해진다. 가슴이 답답하고 찬물을 자꾸 마시고 싶고 대소변의 냄새가 심해지며 뒷목과 어깨가 뻐근하고 결리며 두통이나 어지러움도 생긴다.

뚱뚱하거나 마른 체질에 따라 한의학에서 처방하는 약이 달라진다. 중병을 앓았거나 분만 후 허약한 상태로 음액이 부족해 손발이 뜨거워지는 증상은 주로 오후나 저녁에 심해진다. 이때는 자음강화탕, 청리자감탕을 처방한다.

여름철에는 바깥의 더위를 이기기 위해 피부로 혈액이 몰리거나 열이 상부로 뜨기 때문에 오히려 뱃속은 차가워진다. 조상들이 복날 뜨거운 삼계탕을 먹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슴과 손발이 뜨겁고 화끈거려 참기 어렵다고 자꾸 찬 음식을 먹다 보면 속은 더 냉해져서 배탈이 날 수 있다. 특히 에어컨이나 선풍기로 피부 표면을 차게 만들면 땀구멍이 좁아지고 열 발산이 되지 않는다. 당장 덜 더운 것처럼 느껴지지만, 오히려 열이 내부로 더 정체돼 속이 뜨거워지게 된다.

박정인 인송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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