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이물질 삼킨 반려동물

장난이 심하고 호기심이 많은 5개월에서 2년 정도의 반려견은 무엇이든 움직이는 물체가 있으면 잡거나 물어서 확인을 하려고 한다. 이처럼 반려견이 이물질을 삼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둥근 이물질을 삼킨 경우에는 몇 개월이 지나서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가장 많이 삼키는 물건은 동전이다. 반려견이 동전을 호기심으로 갖고 놀다가 보호자가 빼앗으려고 하면 빼앗기지 않으려고 동전을 삼키는 경우가 많다.

4㎏ 정도 되는 10개월 된 퍼그가 구토를 해 내원했다. 보호자는 퍼그 주위에 바둑알을 두었는데 퍼그가 혀로 방바닥을 잘 핥고 다녔다고 했다. 그리고 가끔 이물질을 주워 먹고 구토를 했다고 했다. 엑스레이 사진을 보고 병원 스태프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퍼그의 위 안에는 바둑알이 자그마치 26개가 들어 있었다.

최근 유기견으로 들어온 치와와를 입양시킨 적이 있다. 다섯 살 수컷이고 체중은 2.5㎏ 정도 되는 귀여운 강아지였다. 입양을 한 지 2달 정도 지나 병원에 왔다. 자리를 옮겨다니며 잠을 못 자고 불안해하고 가끔 비명을 질렀다고 했다. 혈액검사와 방사선 촬영을 해보니 소장 부위에 선명한 금속성의 원형 이물질이 보였다. 보호자는 무엇인지 짐작이 가는 것이 없다고 했고, 나 역시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배를 열어보니 그 이물질은 붙어있는 2개의 자석이었다. 소장 끝부분인 회맹결장 부위 바로 앞쪽의 장 폐쇄를 유발해 통증이 심했던 것이었다.

고양이는 끈으로 된 이물질을 삼켜 문제가 된다. 실타래를 가지고 놀다가 실을 삼켜 내원하는 경우도 있고 운동화 끈을 가지고 놀다가 삼켜 내원한 경우도 있다. 끈 같은 이물질은 장에 손상을 주어 복막염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어린 반려견이 끈 등의 이물질을 먹어 항문에 끈을 달고 다니면 줄을 빼려고 당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아주 위험하다. 항문에 달린 줄을 당길 경우 장이 잘려 복막염을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항문에 줄이 달려 있는 경우 절대로 당기면 안 된다.

개나 고양이 이외의 다른 동물도 이물질을 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거북이가 어항에 있는 돌을 삼켜 내원하는 경우도 있고, 대형 이구아나가 철로 된 빨래집게를 삼켜 내원한 경우도 있었다. 반려동물이 삼킬 수 있는 이물질을 주변에 두지 않는 것이 제일 좋은 예방책이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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