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손 한번 못댄 60억

구미전자정보기술원 장비 묻지마 구입후 한번도 안써

구미전자정보기술원이 수십억원이나 주고 산 고가의 연구장비를 지난해 한 번도 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국의 연구기관에서 사들인 고가연구장비의 활용률이 46.3%대에 그치고 있고 18대 중 6대는 한 번도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정수성 새누리당 의원(경주)이 11일 산업자원통상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구미전자정보기술원이 35억여원을 들여 구매한 EDGE시스템과 25억여원에 산 WiMAX시스템의 지난해 가동률이 '0%'로 나타났다. 수십억원짜리 장비가 잠자고 있는 것이다. 또 41억여원에 구입한 WCDMA시스템의 가동률도 20%에 불과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고가의 첨단 연구장비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커다란 손실"이라며 "기술원, TP, 대학과 연구소의 '묻지마식 장비 구입'이 더 없는지 자세히 살필 필요가 있으며, 장비 활용률을 높여 장비 투자의 효율성과 연구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전국 기관별 연구장비 대수, 취득금액, 활용률을 살펴봤는데 경남TP의 오토클레이브(29억), 충북TP의 코텍스-M0(26억), 재료연구소의 열간압연 시뮬레이터(28억), SK케미칼의 생물반응기(24억)도 지난해 한 번도 가동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전주기계탄소기술원 등 기술원 3곳이 329억원을 들여 구입한 8대의 장비의 활용률이 불과 47.8%로 나타났고, 전남테크노파크(TP)를 비롯한 TP 4곳이 5대의 장비를 136억원에 구입했지만 활용률이 36%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미전자정보기술원은 "활용도가 낮다고 지적된 3개의 모바일 관련 연구장비들 중 EDGE 시스템은 지난해 구입, 올해부터 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현재 가동률은 60%이며, 2011년 구입한 WCDMA 시스템은 현재 가동률이 40%로, 이들 장비들은 세트를 갖춰야 전체적으로 가동되는 장비들이어서 가동률은 서서히 올라가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터넷 상의 데이터에 이동통신으로 접속할 수 있는 시스템인 WiMAX 시스템 장비는 우리나라가 이 방식을 채택하는 게 대세일 때 구입했는데, LTE(4세대 이동 통신 방식의 첨단 핵심 칩) 방식이 채택되면서 사실상 사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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