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제역 매몰지 옆 수원지" 코스트코 생수 반품사태

업계 "현장조사·검사해야"

코스트코의 베스트셀러 생수 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 환불 소동을 빚고 있다. 코스트코의 '커클랜드 시그니춰 먹는샘물'(이하 커클랜드)이 최근 수원지를 경기도 포천으로 바꾸면서 2011년 구제역 당시 이곳이 가축 매몰지와 가깝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오후 코스트코 대구점의 생수판매 코너에서는 주부 몇 명이 모여 커클랜드 제품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었다. 주부 이모(43) 씨는 "엄마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에서 코스트코의 이 생수 제품이 구제역 매몰지 근처의 물로 만든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평소에는 다른 제품보다 많이 저렴한 편이라 커클랜드 제품을 구입했는데 지금은 찜찜한 생각에 돈을 더 주고 다른 제품을 구입했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상품환불 코너에는 6개 들이 커클랜드가 반품된 채로 쇼핑카트에 담겨 있기도 했다.

커클랜드는 풀무원샘물의 생수에 주문자상표 부착 방식으로 생산한 코스트코의 PB브랜드 상품이다. 코스트코의 베스트셀러이기도 한 이 제품의 환불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풀무원샘물이 수원지를 바꾸면서다. 풀무원샘물은 충북 괴산군 문광면 유평리에서 경기 포천 이동면 연곡리로 수원지를 변경했다. 지난 5월 풀무원샘물이 경기 포천의 음료 법인을 합병한 뒤 이곳에서 생수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이동면 연곡리 일대가 2011년 구제역 당시 전국 최대 가축매몰지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구제역 매몰지에 대한 얘기는 2011년 2월 김을동 국회의원이 이동면 연곡리 일대가 구제역 창궐 당시 37곳이나 가축을 매몰한 전국 최대 매몰지라고 밝힌 자료에 근거하고 있다. 이 자료에는 '생수 공장 근처에 가축 매몰지 등 오염원이 있으면 생수의 원수가 되는 지하수도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제조사인 풀무원샘물 측은 600가지 이상의 검사를 거치고 있기 때문에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생수의 원수는 지하수가 아닌 암반층에서 취수하기 때문에 매몰로 인해 오염이 발생했더라도 암반층까지 갔을 가능성은 낮다"며 "하지만 환불사태가 지속된다면 정확한 현장조사와 검사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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