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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사만어] 무덤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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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중 레지스탕스 운동을 주도했고, 전후 대통령이 되어 프랑스의 영광을 되찾은 드골 대통령은 죽음을 앞두고 소박한 장례를 유언으로 남겼다. 따라서 드골의 유해는 국가장이 아닌 가족장을 거쳐 국립묘지가 아닌 고향의 딸 무덤 옆에 안치되었다.

중국의 개혁개방과 경제부흥의 주역이었던 덩샤오핑의 장례 역시 전설적이었다. 10억 중국인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던 덩샤오핑의 유해는 그의 유언에 따라 화장을 한 다음 바다에 뿌려졌다. 모든 영광을 훌훌 털어버리고 떠나는 위인들의 모습은 삶과 죽음 모두가 감동적이다. 삶이 위대한 사람은 죽음 또한 그렇고, 삶이 아름다운 사람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또한 그런 모양이다.

유교적인 장례문화인 매장(埋葬)이 주류를 이루던 우리나라에도 2005년부터 그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했다. 화장(火葬)이 전통적인 매장문화를 앞지른 것이다. 그것도 유골을 화장한 후 납골(納骨)하는 형식에서 진일보해 산골(散骨)하는 문화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유골을 강이나 산에 뿌리는 일반 산골과 달리 수목장((樹木葬)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한 임학자의 특별한 장례식이 계기가 되었다. 2004년 9월 타계한 김장수 고려대 명예교수의 장례식이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전 유지에 따라 수목장으로 거행된 것이다.

수목장이란 화장한 유골을 지정된 나무 밑이나 주위에 묻는 방식이다. 수목장은 장례 후 추모 제사가 가능해 유족의 거부감이 적다. 납골 방식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도 자연훼손이 없는 친환경 장례문화란 점이 호응을 얻고 있다.

전국적으로 화장문화가 정착되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볼 때 대구의 화장률은 전국 평균치(74%) 정도이고, 경북의 화장률(60.6%)은 꼴찌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경북지역의 뿌리 깊은 유교적인 인식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유교의 종주국인 넓디넓은 중국땅에도 화장이 대다수이다. 화장률이 100%에 가까운 일본도 유골을 땅에 묻고 그 위에 꽃과 나무를 심는 수림장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땅이 무덤과 비석으로 뒤덮이고 있다. 사상과 문화는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것이다. 금수강산을 무덤 공화국으로 만드는 게 진정한 효도이고 참다운 장례문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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