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해의 窓] 울진군의회 날개없는 추락

돼지농장 매입예산 통과를 부탁하며 동료 군의원에게 돈 봉투를 전달한 사건과 군의원들의 지방세 체납 등으로 울진군의회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더구나 추락과정에서 동료 군의원 간에 서로 약점 폭로로 이어져 지역에서는 주민대표는커녕 '지역 망신 대표'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기초의회 폐지론이 제기되고 군의원 정원 8명 중 6명이 새누리당 소속인 점을 들어 공천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과 지역구 강석호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지역민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지역 망신 대표 사례는 군의원 3명이 자동차세 등 지방세를 체납한 것과 동료 군의원이 이 같은 사실을 집행부 행정사무감사에서 문제제기를 한 대목이다. 지난달 27일의 행정사무감사에서 A군의원은 "관내 공직자들 중 지방세 체납자가 몇 명이냐"고 질의했고 담당 과장은 "공무원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A군의원은 "그 밖의 공직자는 더 없는가?"라고 추궁했고 나중에 군은 지방세를 체납해 자동차가 압류된 군의원은 3명이라고 실토했다. 다만 체납 군의원이 누구냐는 기자의 취재에 대해 군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고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3명의 명단이 나돌고 있으며 이 중 2명이 새누리당 소속이다.

군민 세금으로 봉급을 받는 군의원들이 군민의 기본 의무인 세금조차 납부하지 않아 체납자로 전락한 것은 주민대표로서 이미 자격을 잃었고, 이들에게 집행부를 견제'감시하는 역할을 기대하기는 더더욱 어렵게 됐다. 동료 군의원들의 체납 사실 공개에 일익을 담당한 A군의원 역시 내년 선거를 앞둔 경쟁자의 약점 폭로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다른 군의원들도 역시 부적절한 처신으로 비판받고 있다. B군의원은 지병으로 지난 3년간 의정활동을 못하고 있지만 봉급은 매월 챙기고 있으며, 건설업을 하는 C군의원은 울진군이 발주한 대형공사의 하청수주와 수의계약으로 집행부에 대한 외압의혹이 일면서 군의원 자질까지 의심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만간 돼지농장 돈 봉투 전달건의 경찰 수사결과까지 발표되면 군의회는 최악의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수사과정에서 새누리당 소속의 군의원들은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물고 뜯었고' 사법처리될 군의원 규모도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힘들 정도이다. 이처럼 '함량 미달'로 만신창이가 된 군의원들을 공천한 새누리당과 강석호 의원에 대해 당은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울진'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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