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동명면과 군위군 부계면을 잇는 국지도 79호선 팔공산터널(한티재) 공사가 하도급업체의 경영난으로 전면 중단됐다. 이 때문에 내년 2월 예정된 팔공산터널 관통은 물론, 2016년 개통하려던 국지도 79호선 공사도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총 연장 14.2㎞인 국지도 79호선은 한신공영㈜이 건설 중이다. 전체 구간 가운데 팔공산터널 3천691m는 경기도 업체인 부경건설㈜ 하도급을 받아 공사하고 있다. 팔공산터널은 고속도로와 국도를 제외하고 전국 지방도 가운데 가장 길다. 양쪽에서 굴착 중인 팔공산터널은 관통 350여m를 앞두고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공사 중단 사태가 길어질 경우 터널은 물론 전체 공정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공사가 중단된 이유는 부경건설이 수개월 동안 근로자들의 임금과 장비'자재대금 등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기요금도 내지 않아 단전된 상태다. 부경건설의 미지급 대금은 29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부경건설이 경상북도로부터 매월 받는 기성비가 평균 7억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4개월분의 각종 경비가 지급되지 않은 셈이다.
현장에서 만난 대구의 한 납품업체 관계자는 "지난 7월에 납품한 철물자재 대금을 아직 받지 못해 찾아왔는데 또 헛걸음을 했다"며 "부경건설 관계자가 4번이나 대금 지불 약속을 어겼다. 한신공영 사무실에라도 가서 사정해봐야겠다"고 발길을 돌렸다.
한 상인은 "공사장 차량 때문에 한티재를 찾는 사람이 줄어 몇 년째 장사가 잘되지 않는데, 공사중단으로 준공이 늦어지면 손해가 커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행기관인 경북도와 원청업체인 한신공영은 별다른 수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하도급업체의 경영난 때문에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신공영은 "부경건설에 임금과 물품대금 등의 지급을 종용하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부경건설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팔공산터널 공사 터널기술공인 황상윤(43) 씨는 "경북도는 기성비를 하도급업체에 바로 지급하면서도 임금과 물품대금 등이 제대로 지급되고 있는지 관리감독에 소홀했고, 한신공영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몇 달 동안 외면한 탓에 문제가 커졌다"고 비난했다.
칠곡'이영욱기자 hell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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