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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간] 우리 식물 이름에 담긴 생명사랑…『한국식물생태보감1. '주변에서 늘 만나는 식

한국식물생태보감1. '주변에서 늘 만나는 식물'/ 김종원 지음/ 자연과 생태 펴냄

식물에 관한 잘 된 사전이 나왔다. 우리 주변에서 늘 만나는 식물에 관한 정보의 종합이다. 경북 영양 출생으로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에서 이학박사를 받고, 현재 계명대에서 식물사회학'보전생물학'생태사회학을 가르치고 있는 김종원 교수가 이 책을 쓴 주인공이다.

저자는 "식물사회의 속과 겉을 들여다본다. 식물사회 속에 깊숙이 녹아있는 식물과 인간과의 오랜 관계를 찾으면, 그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오래된 미래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은 우리 생활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382 분류군과 이와 관련해 비교 대상이 되는 종류를 포함해 총 760 분류군을 기록하고 있다. 개개 식물종의 분포 중심지(부록의 생태용어 사전 참조) 정보를 고려해 서식처 종류에 따라 여섯 가지로 나누어 묶었으며, 그 모든 식물종은 이 가운데 한 개 묶음 속에 배치했다.

각 종의 설명은 1)식물명 2)형태분류 3)생태분류 4)식물생태사회 해설 5)관련 자료사진 6)인용문헌 크게 여섯 가지로 구성하고 있다. 행태분류 용어사전 및 생태분류 용어사전은 '부록'편으로 정리해뒀다.

김종원 교수는 서점 한 모퉁이에 가득한 식물도감을 보면서 늘 허함을 채우지 못했다. 이유는 도감 속에 생명성과 생명사랑이 느껴지지 않은 과학적 대상화의 소품일 뿐이었기 때문. 더군다나 일제 유산을 지금껏 베끼고 베껴서 더 마음이 씁쓸했다.

이에 김 교수 스스로 발벗고 나섰다고 했다. 그래서 서식처, 서식지, 삶터, 생명을 이해하는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분포 중심지에 따라 묶었다. ▷집 안팎 길가에서 흔히 보는 종 ▷논과 밭에서 볼 수 있는 종 ▷들길 제방이나 무덤의 풀밭에 있는 종 ▷마을 뒷산의 식물들 ▷흐르고 고인 물 터에 사는 종 ▷바위, 담장, 지붕같은 틈새를 비집고 사는 종 등 생활 주변에서 쉽게 보이는 500여 종이 주요 소개대상이다.

저자는 "사실도 진실도 아닌 정체불명의 이름이 수두룩하게 발견됐다. 지루한 시간과의 싸움이었지만 끝까지 찾아나섰다. 보람도 있었다. 수레나물이나 참나리처럼 우리 식물 이름 속에서 깊고 넓은 뜻을 담은 오래된 미래를 발견했다. 그 속에 숨겨진 역사와 나를 찾는 큰 기쁨이 있었다"고 말했다. 1천199쪽, 7만5천원.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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